막내딸이자 친척 중에서도 가장 어렸던 나는 어디를 가든 언니와 오빠를 따르며 귀여움 받은 데 익숙했다. 그런데 요즘은 언니와 누나 소리가 더 익숙하고 또래 모임에서 최고령인 경우가 빈번해졌다.
점점 나이 먹는 것을 실감한다. 20대 후반에 나이를 운운하는 것이 우스울 수 있겠지만 나름대로 나이가 든다는 것에 대한 고찰을 꽤 진지하게 해보았다. 나는 나이 들며 변화하는 나의 모습이 싫지 않다. 아니 오히려 점점 좋아지고 있다.
물론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수련회에 들떠서 전날 밤을 지새우던 순수했던 내가 그립고 좋아하는 노래들로 MP3의 목록을 채우는 것이 최고의 행복이라 여겼던 소박한 내가 떠오르기도 한다. 늦가을 하굣길에 불어오는 보랏빛의 가을 냄새를 맡으며 괜히 마음 부풀고 상상력 넘치던 나의 모습도, 작은 일에도 크게 일렁이던 감성 어린 나의 모습도 아른거린다.
지금의 나는 좀 더 의연하고 초연하다. 경험을 통해 상처받지 않는 법을 터득했으며 이해하는 법도 배웠다.
설렘을 쉽게 느끼며 가슴 뛰고 활기찬 과거의 내가 가끔 보고 싶기도 하지만 설렘 이외의 다른 것들이 더 소중해져 버린 지금의 내가 좋다. 그리움은 마음 한편에 두고 마냥 좋지만은 않은 새로운 변화를 자연스럽게 내 것으로 맞이하며, 그렇게 늘어가는 나이에 나를 맞춰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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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연 / UC버클리 재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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