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지역에 있는 유명 M호텔 관계자로 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M호텔에 한식당을 오픈하고 싶다는 사업계획을 말했다. 그 관계자는 워싱턴 인근에 위치한 자기 호텔에 한식당을 개설해 찾아오는 관광객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다면, 미국 뿐 아니라 전 세계에 있는 자사 호텔에도 같은 한식당을 오픈한다는 사업 비전도 제시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바로 요리연구가인 장재옥 원장(세계한식요리연구원)의 다섯번째 저서인 ‘100세 장수 요리’ 책을 선물로 전하기로 했다. 한식 세계화를 위해 애쓰신 장 선생을 생각하니 부군인 고(故) 권석찬 박사님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권 박사님은 장 선생의 뜻에 공감하고, 적극적으로 외조하시며 한식을 알리는데 큰 힘이 되셨다. 권 박사님은 생전에 “한식 세계화의 시작은 외동딸에게 한국음식을 가르쳐주기 위해 시작돼, 전세계에 흩어져 사는 우리 한민족 후손들에게 한식의 우수성을 알리고 싶어서 아내의 영문 한식 책 발간을 적극 도왔다”고 여러 번 말씀 하셨다. 지금까지 총 5권의 요리책에 각각 다른 주제의 메뉴를 담아서 발간한 권 박사님 내외의 노력은 미국사회에 한식의 뿌리를 내리는 아주 귀중한 알곡이 되었다.
장 선생은 요리책에 담긴 귀한 메뉴들을 국무부, KEI, 스미소니언 박물관, FBI 등 셀 수 없는 공공기관과 지역 TV방송국에 이르기까지 널리 소개하며 지금도 요리시연 및 홍보에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 이러한 열정이 권 박사님의 소천 1주기를 맞아 더욱 빛나게 한다.
장 선생과 권 박사님의 한식 홍보의 노력으로 대형 마켓인 홀푸드, 코스코 매장에도 김치, 김 같은 한식제품들이 당당히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나는 9년전 한국일보사를 통해 장 선생의 요리책을 구입해서 홀푸드와 코스코 매장의 매니저에게 기증하면서 한식의 전파에 작은 노력을 보탰다. 그때 한식요리의 다양함과 멋짐에 매니저들이 놀라며 감탄했던 모습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이러한 일은 마치 용암처럼 깊은 저변에서 애써 오신 장 선생과 권 박사님의 한식사랑으로 시작돼 이제는 분수처럼 뿜어져 나와 전세계로 흘러 나가는 것 같다. 마치 작은 시내가 큰 강물로 만나 결국 바다로 나가고, 독수리가 푸른 창공을 차고 나가 더 높은 곳에 이르는 것 같다.
이제 권 박사님이 뿌려 놓으신 일들이 알찬 결실을 거두어 가고 있으니, 아마도 권 박사님은 천국에서 조용히 미소를 지으면서 장 선생을 응원하고 계실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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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자 센터빌,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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