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지 의자에 앉았다가 일어나니
할미꽃 콧등이 싱그러워지네
의자에서 이상한 바람이 일어나
모두들 의자를 사들이고
모인 바람들은 회오리로 몰려오네
그 회오리 바람에 70년 고목이 부러지니
부러진 가지들 틈에서 도토리를 먹던 다람쥐가
산토끼를 만나 구수한 강원도 막장을 같이 먹네
백 년된 묵은 장독 뚜껑이 열리자
돌아가신 할머니가 살아 나와
뻐꾹 뻐꾹 뻐꾸기 소리를 내니
KTX 전철이 놀라 터널 속으로 달려가네
높고 찬 별빛 아래
드론쇼에서 울리던 아리랑 아라리요
연을 띄우고 썰매를 타던 옛 동무들 그리워라
불구의 패럴림픽 선수들
한 발로 달리면서 외치는 소리에
젊은 로켓 맨이 보낸 카카오톡을 받은 독수리가
‘이번에 너희들 혼나는구나.
진정성이 있다면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한 번 만나줄까’ 하니
노르웨이 위원회에서 이들이 도핑검사에 합격해도
2018년 노벨평화상을 줄까말까 망설이네
고드름이 달린 산신령이 비선대에 내려와서
비장의 향나무를 태우며 연기를 내네
철조망을 빠져나온 산토끼들도 개성 고려인삼주에 취해서
‘참 아름다워라 주님의 세계는...저 맑은 시냇물,, ‘하며
찬송가를 부르는 할미꽃 입술을 달라고 졸라대네
그러나 이 반도에는 증오와 갈등에 시달리던 세월 속에
상처난 수많은 두개골과
피비린내 나는 싸움터가 남아있고,
부러진 70년 고목은 썩어 문드러져
태백산맥 등줄기는 아직도 눈물에 젖었는데
휴전선 확성기 소리에 놀란 참새떼들은
‘통일이 가까웠어요. 독도, 이어도도 우리 땅’ 재잘거리며
안개 자욱한 계곡 사이를 날아가네
<
서윤석 윤동주문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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