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야구 천재들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가로막았던 빗장이 마침내 풀렸다.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선수노조, 쿠바야구협회는 19일 쿠바 선수들이 안전하고 합법적인 경로를 통해 메이저리그 구단과 사인할 수 있도록 하는 역사적인 협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출중한 기량을 갖추고도 쿠바와 미국, 양국 간의 정치적인 긴장 관계 탓에 메이저리그 진출이 쉽지 않았던 쿠바선수들이 대거 메이저리그로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그동안 메이저리그에서 뛰기를 원하는 쿠바 선수들은 작은 보트 하나에 생명을 걸고 쿠바를 탈출하거나 제3국에서 망명 후 미국에 들어가는 등 목숨을 건 탈출을 감행해야 했으나 이번 협약으로 그런 위험천만한 탈출 러시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메이저리그와 쿠바야구협회는 현재 한국, 일본, 대만에서 활용 중인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쿠바 선수들에게도 도입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쿠바야구협회는 나이 25살 이상으로 6년 이상의 선수 경력을 갖춘 선수가 메이저리그 진출을 원하면 제한 없이 허용해야 한다. 이는 젊은 유망주의 경우에도 적용된다.

메이저리그는 이에 따라 쿠바의 촉망받는 선수들을 스카우트할 수 있고, 재정이 부족한 쿠바 야구계는 거액의 이적료를 챙길 수 있게 됐다.

현재 LA 다저스 소속인 ‘쿠바산 야생마’ 야시엘 푸이그는 “미래의 쿠바 선수들은 우리가 겪었던 그 일을 겪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니 무척 행복하다”고 말했다.

푸이그는 2012년 보트를 타고 쿠바를 탈출해 멕시코로 망명했다. 이후 영주권을 얻어 메이저리그 진출 자격을 획득하며 다저스와 계약했다.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호세 아브레우는 “심장으로 느껴지는 이 기쁨과 흥분을 말로는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고 감격해 했다.

랍 만프레드 메이저리그 커미셔너는 “쿠바의 다음 야구 세대들은 전·현직 쿠바 선수들이 겪었던 고난을 감내할 필요 없이 그들의 꿈을 추구할 수 있게 됐다”고 협약의 의미를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