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울루 벤투 감독은 한국이 1, 2회 대회 우승 이후 55년간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한 아시안컵에서 우승 도전을 선언했다. <연합>
아시아축구연맹(AFC) 국가 중 최다인 9회 연속을 포함해 총 10차례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한국 축구가 유독 아시안컵에서는 우승과 인연이 많지 않았다.
한국은 지금까지 아시안컵에서 1, 2회 대회 때 두 번 연속 정상에 올랐을 뿐 이후 1960년 대회 우승 이후 58년 동안 정상 탈환에 번번이 실패했다. 한국은 1956년 제1회 홍콩 대회와 한국에서 열린 1960년 2회 대회 때는 거푸 우승컵을 들어 올렸지만 당시엔 예선을 거친 4개국이 풀리그로 우승팀을 가렸기 때문에 결승전도 따로 없어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한국은 1회 대회에서 홍콩, 이스라엘, 베트남과 싸워 2승1무로 우승했고 베트남, 이스라엘, 대만이 출전한 2회 대회 때는 3전 전승으로 정상에 올랐다.
하지만 우승은 이게 마지막이었다. 이후 한국 축구는 아시안컵에서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을 뿐 아니라 3번은 본선에도 나가지 못했고 결승에 오른 것도 1972년 태국 대회와 1980년 쿠웨이트 대회, 1988년 카타르 대회, 2015년 호주 대회 등 네 번뿐이었다. 1972년 결승에선 이란에 1-2로 졌고, 1980년엔 개최국 쿠웨이트의 텃세에 고전하다 0-3으로 완패했다. 1988년 카타르 대회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승부차기 끝에 패배했고, 2015년 호주 대회 때는 개최국 호주와 연장 접전 끝에 1-2로 석패해 정상 문턱을 넘지 못했다.
아시안컵에서는 한국 축구 역사에서 아픈 기억이 많았다. 특히 1996년 UAE 대회는 한국 축구팬에게 잊히지 않는 대회다. 한국은 이란과의 8강전에서 알리 다에이에게 후반에만 4골을 내주며 2-6으로 참패했다. 이란은 2004년 중국 대회 때도 8강전에서 알리 카리미가 해트트릭을 작성하며 한국을 4-3으로 돌려세웠다.
한국은 박지성, 이영표라는 수퍼스타들이 앞장을 서고 구자철, 지동원 등 ‘영건’들이 포진해 역대 가장 화려한 진용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은 2011년 카타르 대회 때도 좌절을 맛봤다. 8강까지 승승장구하던 한국은 준결승에서 일본과 2-2로 비긴 끝에 승부차기에서 져 우승 꿈을 접어야 했다.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이 지휘했던 3년 전 호주 대회는 절호의 우승 기회였다. 한국은 예선 3경기와 8강, 4강까지 5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벌이며 우승 기대를 부풀렸으나 끝내 결승에서 홈팀 호주의 벽에 막히고 말았다. 전반 45분 마시모 루옹고에게 선제골을 내준 한국은 패색이 짙던 후반 추가시간에 손흥민(토트넘)이 극적인 동점 골을 터뜨려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으나 연장 전반 종료 직전 제임스 트로이시에게 결승 골을 헌납해 55년만의 정상 복귀 기회를 놓쳤다.
지난 8월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파울루 벤투 감독은 취임 일성으로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선언했다. 벤투 감독이 1960년 대회 우승 이후 이어졌던 좌절의 도전사를 끝내고 다음달 UAE에서 59년 만에 다시 한국을 아시아 챔피언으로 올려놓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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