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6월23일 뉴욕 증시에서 맥도널드 주가가 장중 역대 최고가인 155.45달러까지 치솟았다.
미국 내 2,500개 매장에 키오스크(Kiosk)를 도입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키오스크가 직원들을 대체하면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본 투자자들의 ‘사자’ 주문이 쏟아졌다. 이듬해(2018년) 매출 증가율이 2%에서 3%로 높아질 것이라는 유명 애널리스트의 보고서도 가세해 주가 상승을 부채질했다.
하지만 인터넷 분위기는 딴판이었다. 맥도널드가 ‘미래의 경험’이라며 내세운 키오스크가 결국 일자리를 빼앗는 미래를 말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비등했다. 이에 맥도널드가 오히려 배달 직원들이 늘어나고 기존 직원들에게는 안내 등 고객 서비스 업무로 전환하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으나 갑론을박은 더 치열해졌다.
논란의 중심인 키오스크는 원래 옥외에 설치된 대형 천막이나 정자(亭子)를 뜻하는 페르시아어 쿠슈크(kushk)에서 유래한 말이다. 이를 터키인들이 자기식대로 코슈크(kosk)로 불렀는데 오스만튀르크의 7대 술탄 메메드 2세가 1453년 비잔티움제국을 멸망시킨 후 수도 콘스탄티노플(현 이스탄불)에 지은 ‘타일 코슈크’가 유명하다.
20세기 전후 유럽·미국인들이 이를 본떠 공원에 휴식을 취하거나 음악 공연용으로 개방형 건물을 만들고 이를 키오스크로 부르기 시작했다. 현대에 들어서는 도심 길거리나 역 등에서 신문·음료 등을 파는 박스형의 간이판매대나 소형 매점을 이르는 말로 쓰이기도 한다.
정보기술 혁명은 키오스크의 의미를 다시 한번 확장시켰다.
매장이나 공공장소에 설치된 터치스크린 방식의 무인정보 단말기로 진화한 것이다. 한국에서는 전자정부 구현, 초고속통신망 구축과 맞물려 2000년대 초부터 정부·교육기관에 적극 도입되고 차츰 민간 부문으로 퍼져나갔다.
급기야 최근에는 패스트푸드 매장, 영화관을 넘어 분식점·맥주전문점 등 전 업종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의 여파다. 이로 인해 일자리를 잃는 사람도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한 푼이라도 인건비를 줄여보려는 점주들의 고육지책이라는 점에서 이해가 간다. 무인화 시대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기도 하다. 그렇더라도 고용 감소는 고민이다. 편리성, 비용 절감과 일자리 문제를 다 잡을 수 있는 솔로몬의 지혜는 없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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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석훈 서울경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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