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팀 합계 사상 최저 16점… 3쿼터까지 터치다운‘제로’
▶ 얼마나 지루했으면“펀트 신기록이 오늘의 하일라이트”

램스 쿼터백 제리드 고프(16번)가 패이트리어츠 수비에게 색(sack)을 당하고 있다.[AP]
TV 중계 시청률 10년 만에 최하
정말 수퍼보울이 맞나?
3일 애틀랜타 머세디스 벤즈 스테디엄에서 벌어진 뉴잉글랜드 패이트리어츠와 LA 램스의 수퍼보울 LIII(53)은 수퍼보울 53년 역사에서 지워버리고 싶었던 경기였다. 패이트리어츠가 13-3으로 승리, 통산 6번째 우승을 차지하며 쿼터백 탐 브레이디는 역대 최다 수퍼보울 우승기록과 최고령 쿼터백 우승기록을 모두 경신, 역대 최고의 선수라는 위치를 확고히 했지만 경기 내용면에서 역대 가장 지루하고 재미없는 수퍼보울이었다는 혹평을 면치 못했다. 특히 이번 시즌이 NFL 사상 터치다운 1위(1,371개)와 득점 2위(1만1,952득점) 기록을 세웠다는 점을 감안하면 황당한 결말이었다.
사실 시즌 득점 2위(램스)와 4위(패이트리어츠)의 맞대결이었기에 라스베가스 도박장들은 화끈한 난타전을 예상, 양팀 득점합계를 55.5득점으로 놓고 도박사들의 베팅을 받았는데 결과는 완전히 빗나갔다. 양팀 득점합계는 겨우 16점으로 예상치보다 무려 39.5점이 적어 수퍼보울 베팅 역사상 최악의 베팅 기록을 세우고 말았다. 합계 16득점은 슈퍼보울 53년 역사상 단연 최저치 신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1973년 마이애미 돌핀스가 워싱턴 레드스킨스에 14-7로 승리했을 때의 21점이었다.
양팀 모두 공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던 경기에서 단연 가장 바빴던 선수는 양팀의 펀터들이었다. 양팀은 이날 총 14번이나 펀트를 해 이날 득점합계(16점)에 거의 육박했다. 만약 패이트리어츠가 종료 1분12초전 시도한 41야드 필드골을 실패했더라면 펀트 수(14)가 득점 합계(13)보다 많은 믿어지지 않는 일이 일어났을 뻔했다.
사실 양팀 오펜스가 이처럼 엉망이었던 것에는 물론 상대 디펜스가 생각보다 잘했던 탓도 있다. 하지만 양팀 모두 정규시즌동안 오펜스를 최상위권이었던 반면 디펜스를 하위권이었다는 점에서 이날처럼 극도로 오펜스가 부진한 모습을 보는 것은 쇼킹한 일이었다.
양팀은 수퍼보울 사상 처음으로 3쿼터까지 그 어느 팀도 터치다운을 뽑지 못했다. 그뿐 아니라 4쿼터 종료 7분을 남기고 패이트리어츠가 러닝백 소니 미셸의 2야드 런으로 이날 유일무이했던 터치다운을 뽑아내기 전까지는 양팀 모두 단 한 번도 상대 레드존(20야드 라인에서 골라인 사이)에서 공격을 시작해보지도 못했다. 터치다운은커녕 터치다운을 조금이라도 기대할만한 상황조차 없었던 것이다.
경기가 어찌나 지루했던지 심지어는 방송사인 CBS 해설진까지도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달라스 카우보이스 쿼터백 출신인 해설자 토미 로모는 3쿼터 램스의 펀터 자니 해커가 수퍼보울 기록인 65야드 펀트를 기록하자 “오, 이런 좋은 기록을 보려고 지금까지 경기를 봤군요”라고 조소했고 아나운서인 짐 낸츠도 “오늘의 하이라이트”라고 거들었다.
심지어 광고주인 메르세데스 벤츠는 곧 삭제하기는 했지만 “이 경기가 내 스테디엄에서 열리지 않았다면 벌써 경기장을 박차고 나왔을 것”이라고 트위터에 썼다. 트위터 등 SNS엔 “수면제 광고를 보는 것 같다”는 불만이 폭주했다. 당연히 시청률은 거의 역대 최하급으로 나왔다. 시청률 조시기관 닐슨에 따르면 올해 수퍼보울 시청자 수는 1억70만명으로 지난해 1억340만명보다 3%가 줄어 지난 2009년 이후 10년 만에 최저기록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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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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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2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국가가 나올때 선수들 앉아 있는꼴 보기 싫어 풋볼 안보고 있는데 그런일도 있었군요.
거기에 램스가 지기까지 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