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들 투자계획 EU로 돌려 4분기 성장률 6년래 최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불확실성으로 인한 영국의 투자손실 규모가 100억달러를 훌쩍 웃도는 것으로 추산됐다. 영국 기업들이 당초 국내에 투자하려던 계획을 틀어 EU로 방향을 돌리고, EU 기업들도 영국내 투자를 줄인데 따른 것이다.
영국 정부가 공개한 지난해 경제성적도 이를 반영하듯 참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브렉시트 마감시한이 50일도 채 남지 않았음에도 노딜 브렉시트 우려는 여전한 가운데 영국 경제가 고꾸라지고 있다.
11일 CNBC에 따르면 런던경제대(LSE)는 이날 공개한 연구보고서에 브렉시트가 영국에서 돈을 빠져나가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6월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브렉시트 불확실성으로 인해 영국 기업들이 영국 대신 EU에 투자한 규모는 83억파운드(약 107억달러)에 이른다. 반면 EU 기업들의 영국 투자는 11% 줄어들어 35억파운드가 감소했다. 브렉시트가 없었다면 모두 영국에 귀속됐을 투자규모는 모두 118억파운드에 이른다. 분석에 따르면 영국은 브렉시트로 이를 모두 EU에 빼앗겼다.
LSE는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영국 기업들의 EU 신규 외국인직접투자(FDI)는 12% 늘었다면서 이 투자들은 브렉시트만 없었다면 모두 영국에 투자됐을 돈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특히 오는 3월 29일 영국이 EU와 아무런 협정도 맺지 못하고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화하면 투자 손실 규모는 지금보다 훨씬 더 급격히 증가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2년을 허송세월하고 브렉시트 마감시한이 다가오고 있지만 여전히 영국은 내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노딜 브렉시트 전망은 점점 강화되고 있다. 영국과 EU 모두 노딜 브렉시트를 대비한 비상계획을 마련하고 이를 점검하는 상황이다.
LSE는 EU를 제외하곤 영국 기업들의 FDI가 두드러지게 증가하지 않았다고 밝혀 EU FDI 증가가 새로운 흐름이라기보다 브렉시트 불확실성으로 인해 사업근거지를 영국에서 EU로 옮기는 작업의 일환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봤다.
영국 기업들이 EU로 생산기지를 옮기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브렉시트로 인해 무역, 이민 장벽이 높아지면 영국이 “사업하기에 덜 매력적인 곳”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보고서 저자 가운데 한 명인 워릭대의 드니스 노비 부교수는 “브렉시트의 경제적 위험이 유럽보다 영국에 더 크다”면서 “영국 기업들은 EU에 더 많이 투자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지만” 반대로 EU 기업들은 영국에 투자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재계는 노딜 브렉시트가 몰고 올 경제적 충격을 경고하고 나섰다. 영국 재계단체인 영국산업연맹(CBI)의 레인 뉴턴-스미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주 성명에서 노딜 브렉시트 위험이 “투자를 얼어붙게 하고 성장의 씨를 말린다”고 경고했다. 그는 “노딜 브렉시트는 영국의 세계적인 서비스 업체들에 심각한 문제가 된다”면서 “대부분의 경우 그 위험을 피하기 위한 유일한 수단이 일자리와 투자를 영국에서 EU로 옮기는 것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브렉시트 불확실성은 영국 경제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날 영국 정부가 발표한 지난해 4·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0.2%로 6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 지난해 전체로도 성장률은 2017년 1.8%에 크게 못미치는 1.4%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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