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청회 후 대화창구 구성한다더니 무대응
▶ 재계약 97%에 업주 허탈… 지도력 도마에
“공청회니 대화창구 구성이니 말은 많았지만 이럴 줄 짐작했다.”
한 의류업체 업주의 말에는 패배감과 함께 짙은 자조가 섞여 있다.
한국 기업 NHN글로벌이 운영하고 있는 의류 도매 웹사이트 ‘패션고닷넷’fashiongo.net)의 갑질에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는 한인 의류협회(KAMA)의 지도력이 도마 위에 올랐다.
공청회를 열고 패션고닷넷의 갑질을 성토한 지 34일 지났지만 여론 수렴은 커녕 패션고닷넷과 대화 한번 하지 못한 채 재계약이 끝난 상태여서 향후 대응에 따라 한인 의류협회의 위상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5일 현재 패션고닷넷에 따르면 패션고닷넷에 벤더로 입점한 한인 의류업체들 중 계약을 완료한 업체들은 97%에 달한다. 지난달 본보의 보도<2월26일자 B1면> 시점보다 7%가 더 늘어난 상황이다. 900여개로 추산되는 패션고닷넷 입점 의류업체 수를 감안하면 873개 업체가 재계약에 서명한 것이다. 일부 업체를 제외하고 사실상 모든 입점 업체들이 재계약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재계약이 사실상 완료됨에 따라 벤더 한인 의류업체들은 그간 판매수수료를 내지 않던 상위 20% 업체를 비롯해 1%의 판매수수료를 패션고닷넷에 지불해야 하고, 논란이 컸던 ERP시스템인 ‘이램스’ 프로그램 서비스가 올해 말로 중단되면서 ‘엔포티원’(N41)으로 교체가 불가피하게 됐다.
자바시장내 한인 의류업체들은 외형적으로 평상시와 다름없이 평온함을 유지하고 있지만 패션고닷넷에 대해 애써 언급하려 하지 않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패션고닷넷의 ‘갑질’에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사실상 모든 벤더 의류업체들이 재계약을 마친 것에 대해 비판과 자조가 섞여 있었다.
여성복 전문업체 대표는 “공청회가 열린 당시에도 대응책을 놓고 별다른 의견들이 나오지 않았던 것은 각자 생존이 걸린 문제였기 때문”이라며 “의류협회가 대응책 없이 공청회를 연 것이 패착이 된 셈”이라고 말했다.
사실 지난 1월31일 LA다운타운 스탠포드 플라자 4층 대회의실은 200명의 한인 의류업계 관계자들이 몰렸던 ‘패션고 관련 공청회’는 성토의 열기로 가득 찼었다. 공청회 이후 한인 의류협회와 샌피드로패션마트가 구성하겠다던 ‘대화 창구’ 구성이 지연되면서 성토 열기를 이어가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여기에 패션고닷넷이 영업력을 동원해 입점 의류업체를 대상으로 재계약에 나서면서 한인 의류협회는 급격하게 ‘갑질’ 대응의 동력을 상실해갔다.
또 다른 의류업체 대표는 “공청회 이후 의류협회가 체계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상황에서 벤더 업체들이 재계약에 도장을 찍으면서 상황은 종료됐다”고 말했다.
한인 의류협회는 패션고닷넷과 면담을 제안한 상태다. 패션고닷넷 역시 면담 제안을 확인하고 의류협희에서 일정과 의제 제안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패션고닷넷은 결코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의류협회 내부에서 조차 면담을 대비해 의견 교환과 조율을 위한 모임 한번 열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인 의류협회 영 김 회장은 이와 관련해 “현재 내부에서 논의 과정 중에 있다”는 입장만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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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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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특징 뒤에서 떠들고 막상앞에서 조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