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독일 바이에른 뮌헨에서 한 아름다운 소녀가 오스트리아에 갔다. 언니 ‘헬레네’와 오스트리아 황제 ‘프란츠 요제프 1세’의 약혼을 보기 위해서다. 그런데 언니와 약혼해야 할 황제 ‘요제프 1세’는 그 자리에서 언니 대신 동생 ‘엘리자베스’를 선택 청혼한다.
‘엘리자베스 아말리에 유지니(Elisabeth Amalie Eugenie)’는 당시 오스트리아와 헝가리가 이중국가체제였기에 오스트리아의 황후이자 헝가리의 왕비가 되었다. 그리고 황후는 애칭 ‘시시(sisi)'로 불렸다.
얼마나 아름다웠으면 언니와 약혼하려던 왕자가 언니대신 동생을 택했을까? 그 아름다운 여인이 누렸을 부와 사치는 가히 짐작 할만하다. 화려한 드레스와 장신구로 치장한 ‘시시황후, 길고 풍성한 머리 또한 아름다웠다. 머리를 꾸미는 데만 몇 시간씩 걸렸다. 다이아몬드가 박힌 별모양의 보석들로 장식한 머리를 늘어뜨리고 서있는 사진은 지금도 전해진다.
아름답고 화려했던 ‘시시황후’는 1898년 제네바에서 무정부주의자의 칼에 찔려 61세에 사망했다. 1998년 그녀의 사망 백주년을 기념하는 전시회가 열렸을 때, 200만 달러가치의 국보급 보물 ‘시시황후의 별’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그 후 9년이 지난 2007년 캐나다 국제조직범죄단체 두목이며 천재도둑이란 별명을 가진 ‘제럴드 블랜처드Gerald Blanchard’의 집에서 잃어버린 ‘시시황후’의 별((Star of Empress Sisi) 이 발견 됐다. ‘시시황후의 별’은 그렇게 돌아왔다.
지금 우리에게도 돌아오고 있는 것들이 있다. ‘시시황후의 별’보다 더 귀한 보석들이 ‘별’들이, 빠른 걸음으로 달려오고 있다. 시시황후의 별처럼 9년만이 아니고 불과 1년 만에 말이다.
천재적인 도둑이 아닌 천재를 만드는 자연의 섭리를 따라서 확실하게 돌아오고 있다.
아파트 앞 공원에 수선화 잎이 한 뼘 크기로 자랐다. 가까이 있는 '하이라인 (High Line)'에 올라갔다. 파란 잔디밭에 하얀 크로커스 (crocus)가 줄지어서 혹은 옹기종기 피었다. 군데군데 진보라의 꽃들이 뭉쳐 앉아 웃고 있었다.
-가만히 기대어 들어보면 얼음장 밑으로 흐르는 물, 봄이 온다네. 봄이 와요. 얼음장 밑으로 봄이 와요. -윤석중 작사. 윤극영 작곡.
나는 이맘때가 되면 이 노래가 생각난다. 나는 왜 봄이 오는 소식을 듣고 돌아온 ‘시시황후의 별’을 생각해냈는지 모른다.
지지난 달 1월 31일은 섭씨 영하 20도였다. 시카고에는 영하 30도였다고 한다. 그런 추위 속에서 텐트를 치고 견디어야 했던 시카고의 노숙자들 70명은, 익명의 시민이 70명 전부를 3일간 호텔에서 투숙하도록 했다는 뉴스가 있었다. 어떤 천재 도둑이라도 훔쳐갈 수 없는 값비싼 이야기, 빛나는 봄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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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자/펜클럽 미동부지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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