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높은 집값과 생활비·교통혼잡이 가장 큰 원인
최근 들어 베이지역을 떠나려는 사람들이 많다는 가설과 간접적 증거들이 제시되어 왔다. 그런데 이번에 구체적인 증거가 제시됐다. 경기 호황과 쾌적한 기후에도 불구하고 최근 설문조사 결과 베이지역 주민의 3분의 2가 지난 5년 동안 더 살기 나빠졌다고 대답했다.
주민들의 불만은 치솟는 집값과 생활비, 교통 혼잡, 노숙자 증가 등에서 기인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응답자의 44%가 수년 내 베이지역을 떠나겠다고 했고, 6%는 올해 베이지역을 떠날 것이라고 대답한 것이다.
‘머큐리 뉴스’와 ‘실리콘밸리 리더십 그룹’이 공동 기획하고 ‘FM3 리서치’가 서베이를 한 이번 조사는 최고 수준의 일자리와 문화생활 이면에 숨겨진 불만과 좌절이라는 베이지역 삶의 패러독스를 반영하고 있다. 2012년 이후 치솟는 집값 때문에 좀더 싼 집을 찾아 직장에서 멀리 이사를 가게 되고 그에 따른 장거리 출퇴근의 어려움이 나타나 있다.
5개 카운티의 1,568명의 등록유권자 가운데 7%만이 지난 5년 동안 생활이 나아졌다고 대답했으며, 23%는 별 차이가 없다고 대답했다. 나머지 70%는 삶의 질이 더 나빠졌다고 대답했다. 주택소유자의 64%는 엄청난 자산가치의 상승에도 불구하고 생활이 나빠졌다고 대답했다. 카운티 별로 보면 샌프란시스코 카운티 주민이 삶의 질이 가장 나빠졌다고 대답했으며(72%), 인종 별로 보면 흑인들의 부정적 대답이 가장 많았다. 10명 중 7명은 베이지역의 최대 문제점을 높은 집값, 높은 생활비, 노숙자 문제, 교통혼잡으로 뽑았다. ‘실리콘밸리 리더십 그룹’의 칼 가디노 CEO는 “베이지역의 생활은 많은 장점을 지니고 있지만 단점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지역 전체가 심각한 위험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블루 칼라 노동자의 3분의 2가 베이지역을 떠나겠다고 대답해 화이트 칼라 전문직(43%)이나 서비스직 종사자(44%)보다 이주 의향이 훨씬 높았고, 인종적으로는 라틴계(50% 이상)와 흑인(70%)이 수년 안에 베이지역을 떠나겠다고 대답했다.
이번 조사를 시행한 ‘FM3 리서치’의 데이비드 메츠 사장은 “임금 인상이 집값 인상을 따라가지 못해 중산층과 상류층과의 간격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했다. 주택소유자들도 소외감을 느끼기는 마찬가지이다. 친척이나 친구들이 베이지역으로 이사오지 못하고 자녀들이 과연 이곳에 살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갖게 되면서 그들 역시 소외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교통문제도 베이지역을 떠나게 만드는 주요 원인 중의 하나이다. 알라메다 카운티와 콘트라코스트 카운티, 산마테오 카운티 응답자의 80%가 교통혼잡을 심각한 문제라고 대답했으며, 산타클라라 카운티 응답자의 75%, 샌프란시스코 카운티 응답자의 70% 역시 마찬가지 대답을 했다. 버스나 철도 역시 믿을만한 교통수단으로 생각하지 않는 응답자들이 많았다. 그런 대중 교통수단이 장차 나아질 것이라는 생각하는 응답자도 적었다.
일부 응답자들은 베이지역의 자유주의적 진보주의에 대해 거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마운틴뷰의 자기 소유 주택에 살고 있는 일리노이 출신의 한 응답자는 비교적 충족하게 생활하고 있지만 이곳에서는 독립기념일에도 별로 큰 감흥을 느끼지 못한다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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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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