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의 하네다 공항을 떠날 때였다. 비행기 문이 닫히고 비행기가 탑승구로부터 분리되어 뒤쪽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때까지 내가 앉은 좌석 창문 아래 저만치 미동도 않고 서있던 파란색 제복과 모자를 쓴 항공기 유도원이 양손에 빨간색 신호등을 들어 우리 비행기를 유도하기 시작했다. 우리 비행기가 뒷걸음질 치며 90도로 방향을 틀어 주 활주로로 나가는 길로 방향을 잡을 때까지 유도원은 절도 있게 비행기를 유도했다.
이제 우리 비행기는 잠시 멈추었다가 조금 더 속력을 내며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그 때, 그 유도원은 비로소 자신의 임무가 끝난 듯 차렷 자세를 하더니 정중히 우리 비행기에 절을 했다. 창문을 통해 내가 그를 더 이상 볼 수 없을 때까지 그는 그대로 고개를 숙인 채였다.
‘유도원이 떠나는 비행기에다 대고 절을 하는 나라가 전 세계에 몇 나라나 될까?’하는 생각에 이르러 일본인들이 일상생활에서 갖는 마음가짐이 느껴졌다. 꼭 정해진 규정 때문이라기보다는 자기 나라를 방문해준 여행자들에 대한 고마움과 떠나는 승객들의 안전한 여행을 기원하는 듯, 천천히 그리고 아주 정중하게 절하는 그 유도원의 모습은 진한 감동으로 남아있다.
진지하고 예의 바르며, 조용하고 남에 대한 배려가 넘치는 일본인들의 성격은, 마침내 교과서에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인쇄해 넣을 정도로 더욱 우경화되고 있는 일본 정부의 정책과 구별되어야 한다. 한일관계는 양국 정부 모두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
또 그와는 별도로 한국과 일본 국민들 간에 더 많은 문화교류를 통한 상호간의 이해증진이 더욱 절실한 때이다. 그리하여 양국 정부 모두 먼저 상대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올바른 정책을 시행하도록 해야 한다. 일본에는 60만 명의 재일 코리안이 살고 있다.
<
주동완 / 코리안리서치센터 원장>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