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재킷은 세계 골프계 최고의 축제로 불리는 매스터스의 상징이다.
매스터스는 세계 4대 메이저 대회 가운데 골프클럽이 주최하는 유일한 대회다. 우승자에게 트로피를 주는 여타 대회와 달리 그린재킷을 입혀주는 것으로 시상식을 대신한다.
그린재킷은 1937년에 생겼다. 매스터스 기간 중 구름처럼 몰려드는 갤러리와 구분하기 위해 회원에게 그린재킷을 입도록 한 것이 처음이다.
매스터스를 창설한 보비 존스가 영국 로열리버풀골프클럽 방문 당시 회원들이 입었던 붉은 재킷에서 영감을 얻어 도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49년부터는 클럽의 명예회원으로 받아들인다는 상징적인 의미에서 우승자에게 그린재킷을 입히기 시작했다.
첫 번째 그린재킷의 주인공은 미국의 전설적인 골퍼 샘 스니드. 메이저 대회 7승을 포함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82승을 올린 최다승 기록 보유자다. 외국인 선수로는 1961년 우승한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게리 플레이어가 처음으로 그린재킷을 입었다.
그린재킷은 역사만큼이나 다양한 전통을 만들었다. 전년도 우승자가 새로운 우승자에게 그린재킷을 입혀주는 것이 대표적이다. 2년 연속 우승할 경우 골프클럽 회장이 대신 입혀준다. 전년도 챔피언이 매스터스 개막 이틀 전에 여는 ‘챔피언스디너’에 역대 챔피언들이 그린재킷을 입고 참석한다.
그린재킷은 호주산 양모가 주재료인데 제작비용은 250달러 정도다. 매스터스 3라운드가 끝나면 우승 후보자의 체격과 비슷한 여러 벌의 그린재킷을 준비해놓고 시상식 때 입힌다.
우승자는 시상식 후 치수를 재고 자신의 그린재킷을 맞춘다. 그린재킷은 우승자에게 주어졌다가 1년 후 반납하면 클럽이 영구 소장한다. 우승자는 대신 똑같은 그린재킷을 받는다.
타이거 우즈가 14년 만의 매스터스 우승을 역전 드라마로 장식했다.
이혼과 추문·부상·수술 등으로 인고의 시간을 보낸 우즈가 트레이드마크인 빨간색 티셔츠와 검정 바지를 입고 우승 퍼팅 직후 포효하는 모습은 수많은 골프팬에게 감동을 줬다.
빨간 티셔츠 위에 다섯 번째 그린재킷을 입은 그의 모습은 매스터스의 역사이자 골프의 역사다. 그는 PGA 투어 81승, 메이저 대회 15승을 기록하게 됐다. 우즈가 PGA 투어 최다승과 메이저 대회 최다승 경신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워주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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