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롱 신자인 나는 성경을 잘 모른다. 오랜 시간 교회에 왔다갔다만 하는 나그네 신자였는데 지금은 그나마도 하지 않고 있다.
이번 부활절에도 나는 특별할 것 없는 평화로운 일상을 보냈다. 그런데 그 시간 지구 한편에서는 부활절이 핏빛으로 물들었다. 스리랑카에서 연쇄테러 참사가 발생한 것이다. 성당과 교회와 호텔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일어난 이 참사는 지난 3월 무슬림의 생명을 앗아간 뉴질랜드 테러에 대한 보복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조사되었고, 스리랑카 정부는 테러의 배후로 IS의 연관성을 조사하고 있다고 한다.
이 얼마나 종교적 극단주의인가? 역사에서 이제까지 반복되어온 종교 갈등과 혼란, 이데올로기 투쟁을 보면 마치 인간의 정신과 이성을 마비시키는 주술적인 무엇이 있지 않나하는 생각까지 든다.
‘셀프 리얼라이제이션 펠로우십 레이크 슈라인’(self realization fellowship lake shrine)은 어느 때 찾아가도 편안함을 주는 곳이다. 바다가 바라보이는 퍼시픽 팰리세이즈에 가운데 호수가 있고, 넓고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여있는 명상센터이다. 호숫가를 따라 걷다보면 돌에 새겨진 유대교 문양도 만나고 성모마리아 상도 있고 석탑도 있고 불상도 있다. 원래 힌두교를 수행하는 곳으로 수도승을 위한 공간과 탑 조형물도 있지만 누구에게나 자신을 돌아보는 공간으로 개방되어있다. 모든 종교를 포용하는 벽이 없는 세계평화를 지향한다고 한다.
하느님이든 부처님이든 아니면 명상일지라도 나의 삶이 흔들리고 어디로 가는지 모르게 떠돌 때 내가 꼭 붙들 수 있는 끈이 있다면 무엇이든 어떠랴. 그것이 나이롱 끈이면 또 어떠랴. 꼭 붙들고 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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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안젤라 / 롱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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