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당을 갈 때마다 신경쓰이는 것이 있다. 차림표에 한국음식 표기법이 제대로 되어있지 않은 점이다. 가령 한국의 된장이 ‘코리안 미소 수프’라고 자주 표현된다. 마치 된장은 일본이 먼저인 것처럼 느끼게 하는 표기로 마치 피자를 발효된 부침개라고 일컫는 것과 같이 느껴진다.
이에 반해 어느 일식당을 가도 일본음식이 자기 고유의 언어로 표현돼있어 그 의미가 쉽게 와닿지 않더라도 음식을 먹어보면 왜 굳이 음식을 해석하지 않았는지, 의미를 파악하게 된다. 어떤 의미로도 해석되지 않는 독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일본요리에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는 것이 아니다. 우리와 다른 점은 그들에겐 자신의 문화에 대한 자신감과 자부심이 있다는 것이다. 외국인들이 이해를 못할지라도 이해되게 만들어줌과 동시에 자신의 문화를 소개시키는 당당함이 있는 것이다. 하물며 한국의 구이문화를 답습해 형성된 야끼니쿠도 그들만의 고유명사를 가진 문화로 자리매김했듯이.
상대방이 이해하지 못할까봐 친절히 설명하는 식의 한식 표기법을 대하고 나면 그 음식의 고유성이 사라짐과 동시에 단순한 양념재료로 수많은 요리를 만들어내는 한식의 특성을 어떤 방식으로 전할 것인지 되짚어봐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김예은 / 샌프란시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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