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쾌한 연극 ‘할배열전’ 명콤비 윤문식·최주봉·양재성씨
▶ 30·31일 저녁 윌셔이벨극장, 주호성 연출, 김지훤 극본

오는 30일과 31일 오후 7시30분 윌셔이벨극장 무대에 오르는 연극‘할배열전’에 등장하는 배우 윤문식(앞줄 오른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최주봉, 양재성, 김지훤 작가, 주호성 연출가가 지난 28일 본보를 찾았다.
“양지 바른 곳에 셋이 앉아 있는 게 일상인 노인들이 ‘뭐라도 해보자’고 야심차게 범죄를 모의하며 벌어지는 코믹극입니다”
드디어 5월 가정의 달 선물세트가 당도했다. ‘할배열전’ 연극팀이 오는 30일과 31일 오후 7시30분 윌셔이벨극장 공연을 위해 LA에 도착, 웃음 폭탄을 장전 중이다. 23년 전 악극 ‘홍도야 우지마라’로 LA한인들의 눈물 콧물을 쏙 뺐던 그 배우들이다. 우리의 ‘홍도 오빠’로 여심을 사로잡은 정통파 배우 양재성(양기백 역), 만수 아버지로 사랑받은 영원한 ‘쿠웨이트 박’ 최주봉(도봉산 역), ‘마당놀이의 전설’ 윤문식(차용달 역)씨, 그리고 주호성 연출가와 김지훤 작가를 포함 9명이 태평양을 건너온 것. 연출을 맡은 주호성씨는 “과거 잘 나가던 용사들이 나이가 들어 각자의 사연으로 탈출구가 없는 지루한 삶을 살다가 금고 털이가 성공하지 못할 걸 알면서도 ‘이런 야심이라도 마음 먹어 봤다’는 데 스스로 대견함을 느끼며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싸기지 놀부전’ 공연에 이어 처가집 오는 느낌으로 LA에 또 왔다는 윤문식씨는 이팔청춘을 함께 한 친구들과의 연극 관전 포인트로 용기와 희망을 꼽았다. 윤문식씨는 “세 노인이 새마을 금고를 털자고 의기 투합을 하기까지 오죽하면 은행까지 털려고 하겠는가. 털지 않으면 안되는 조건이 있다. 결국 실력(?)이 없어서 성공하지 못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지만 모의 과정에서 얻게 되는 용기와 희망이 이 연극의 중요한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양재성씨는 추억의 악극 ‘홍도야 우지마라’로 윌셔이벨극장 무대에 선지 23년 만에 ‘할배 열전’으로 미주 한인들을 찾아왔다. 양재성씨는 “우리 셋이 중앙대 연극과 동문이다. 60년대부터 같이 극을 해서 눈빛만 봐도 서로 뭘 원하는지 너무 잘 안다. 대본에 없는 ‘딴 짓’(애드립)을 해도 호흡이 척척 맞는 앙상블 연기의 진수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MBC마당놀이와 악극 ‘홍도야 우지마라’로 2000년 초까지 LA를 자주 찾았다는 최주봉씨는 “두번 다시 오지 않을 기회이니 남가주에 거주하는 60세 이상은 연극이 끝나고 맥주 한 잔 같이 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맥주 값은 각자 부담이라고 즉흥제안을 했다. 최주봉씨는 “각기 다른 캐릭터를 연기하는데 오랜 세월 함께 무대에 서왔기에 서로가 색깔과 매력(컨트라스트)를 맞춘다. 애드립은 내가 제일 많은 편인데 그만큼 함께 연기하는 게 편하다는 의미”라며 무대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명품 코믹 연극 ‘할배열전’은 노인문제를 다룬다. 빈곤, 노인 자살, 취업문제 등 지금 한국 노인들의 삶과 좌절, 그리고 희망과 다짐에 대한 김지훤 작가의 메시지를 70대 배우들이 유쾌하고 발랄하게 남녀노소 누구나 공감하도록 버무린다. 무릎이 아파 위로 올라가질 못하고 스타킹을 뒤집어 써야 하는데 답답해서 종이가면으로 대신하니 금고 털이를 하기엔 실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범죄를 저지르기에는 모의 자체가 도통 진척이 안된다. 그래도 삶에 대한 열의 만큼은 그 누구보다 따끈한 우리 세 할배를 응원하며 온 가족이 공연장으로 향하면 좋을 것 같다.
윤문식씨는 “결국은 우리 스스로를 위로하는 연극이다. 사실 우리 또래는 이 나라를 구한 사람들이다. 1,000달러 소득, 1억 달러 수출 달성의 역군으로 한국을 뒤집은 시대의 주역들 아닌가. 대우를 받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당연한 건데 섭섭하게 생각된다. 게다가 요즘 한국인들이 너무 오래 산다. 이런 간극을 웃어가며 공감하는 시간을 선물해드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화기획사 에이콤(대표 이광진)의 가정의 달 선물 ‘할배열전’은 오는 30일과 31일 오후 7시30분 윌셔이벨극장에서 공연된다. 당일 현장에서도 입장권 구입이 가능하다. 문의 (213)687-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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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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