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 떠난 자리에 속속 진출하자 정회원 받아들여
▶ 히스패닉 업주 10여명 가입 “연대 통해 한 목소리 낼것”

지난 22일 한인봉제협회가 주관했던 노동법 관련 세미나에 한 히스패닉 회원(왼쪽서 두 번째)이 참석했다. 타인종 업주들이 늘어나면서 한인 봉제업계에 나타난 새로운 모습이다.
“어, 한인봉제협회 행사인데 히스패닉 업주가 참석하다니…”
지난 22일 한인봉제협회가 주최한 노동법 관련 세미나 참석한 한인 업주들이 웃으면서 내보인 반응이었다.
한인봉제협회가 봉제업에 종사하고 있는 타인종 업주들을 정회원으로 받아들이면서 타인종 끌어 안기에 나서고 있다.
봉제업계를 떠난 한인들을 대신해 새롭게 봉제업에 뛰어든 타인종들이 늘면서 일어난 현상이다.
29일 한인봉제협회 사무국에 따르면 현재 봉제협회에 정회원으로 가입한 타인종의 수는 대략 10여명 정도. 주로 히스패닉 출신인 이들 타인종들의 수가 소수에 불과하지만 지난해부터 타인종 봉제업주들의 회원 가입이 늘었다.
최근 들어서 한인봉제협회 가입을 문의하는 전화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는 게 사무국의 설명이다.
이들 히스패닉 봉제업주들이 늘어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장기간 한인봉제업계의 불황이 지속되면서 타주로 사업장을 옮기거나 아니면 폐업을 하는 한인 업주들이 늘어나면서 그 빈자리를 타인종들이 채워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봉제 관련 물품을 판매하는 한 한인 업주는 “봉제 관련 물품을 사가는 고객 중 히스패닉을 중심으로 타인종 고객들이 이제 한인 고객과 거의 같은 수준이 됐다”고 말했다.
이들 타인종 업주들은 과거 한인 업체에서 매니저의 역할을 하면서 봉제 기술과 운영을 배워온 터라 소자본으로 창업할 수 있는 봉제업계에 발을 들여 놓게 되고 있다고 업체 관계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잔 이 한인봉제협회 이사장은 “LA 봉제업계에 히스패닉 등 타인종 업주들의 수가 최근 몇 년 사이에 늘었다”며 “이들 대부분이 한인 밑에서 매니저로 일하며 봉제업을 배운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히스패닉 업주들이 한인봉제협회와 인연을 맺게 되는 데는 한인봉제협회가 ‘의류업 면허’(garment license) 신규 등록과 재갱신 업무와 같은 서류 작업을 대행하고 있는 것이 한몫하고 있다. 더욱이 히스패닉 커뮤니티에는 한인봉제협회와 같은 비영리법인단체가 없는 상황이다 보니 봉제협회의 서류 대행 서비스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타인종 업주들이 회원으로 가입하면서 한인봉제협회의 모습도 변하고 있다.
먼저 세미나와 각종 모임에 타인종 회원들이 참석하는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경제계 한인단체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광경이다.
한인봉제협회는 매주 수요일 노동청의 의류면허 시험 대비반을 운영하고 있는데 히스패닉 업주를 위해 해당 언어를 구사자를 강사로 섭외해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한인봉제협회는 언어와 문화가 다른 타인종 회원들의 유입에 불편함보다는 오히려 반기고 있는 분위기다. 언어 문제 때문에 세미나 참석 권유에는 한계가 있지만 연말 행사나 회장 이취임식과 같은 행사에 이들 타인종 회원들의 참석을 유도해 우의를 다지는 기회로 삼고 있다.
한인봉제협회 김기천 회장은 “협회 차원에서 타인종 회원들이 독립된 단체를 결성하는 데 도움을 주고 싶다”며 “봉제업의 미래를 위해 이들과 연대해 함께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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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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