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1,000개가 넘는 LA통합교육구의 학교가 일제히 개학한 가운데, 파코이마의 텔페어 초등학교는 학생 4명중 한 명이 노숙자인 것으로 발표됐다. LA 노숙자 문제의 심각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통계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LA시는 잇달아 홈리스 대책을 발표하고 있으나 문제는 현실과 너무도 동떨어져 있다는 사실이다. 대표적인 것이 얼마 전 발효된 차량 내 생활금지 조례이다. 렌트비를 내지 못해 거처를 잃은 사람들이 차량에서도 지낼 수 없다면 거리로 나가라는 말밖에 안 된다. LA 한인타운에 유닛 당 근 70만 달러의 건축비를 들여 노숙자·저소득층 아파트를 짓는다는 보도는 더더욱 어안을 벙벙하게 할 따름이다. 텐트 하나 없는 노숙자가 부지기수인데 수십만 달러짜리 아파트라니 LA시정부는 예산을 어떻게 쓰고 있는 것인가.
노숙자 문제로 골치를 앓아온 시애틀은 지난달 워싱턴 대학 인근의 홈리스 캠프를 철거해 버렸다. 홈리스들은 어디로 갈 것인가. 주변 공원으로 옮겨갔다. 풍선효과를 낳은 셈인데, 공원을 빼앗긴 주민들의 원성은 더 커졌다.
북가주 버클리 시는 차에서 사는 홈리스가 늘자 차라리 RV 주차공간을 마련하기로 했다. 버클리도 차량 거주 홈리스 단속을 위해 야간 주차금지 카드를 빼들었지만 대책이 될 수 없었다. 홈리스 차들이 다른 시로 넘어가자 오클랜드 등 인근 시에서 난리가 났다.
두 도시의 사례를 LA시가 참고할 필요가 있다. 차량 내 생활금지 조례를 강행하면 노숙자들은 LA시 경계를 넘어 인근 글렌데일 등지로 넘어가게 될 것이다. 해결책이 될 수 없다.
노숙자 대책의 큰 문제는 노숙자들의 목소리가 들어있지 않다는 것이다. 노숙자 대책에서 특히 금물은 탁상행정이다. 현장의 다급한 필요가 반영되지 않으면 아무리 그럴싸한 프로젝트도 예산낭비로 끝나기 쉽다. 하루가 다르게 노숙자가 늘고 있다. 현실에 맞는 노숙자 대책이 시급하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