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용률 61.4%에도 불구
▶ 단기 일자리가 대부분
양질 일자리 발굴 근본책 필요
으로 증가하는 등 겉으로는 고용 지표가 개선된 면모를 나타냈으나 일자리의 질 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 부호가 달린다. 취업자 증가분의 상당수가 정부 재정이 투입된 노인 단기 일자리로 채워졌고 경제를 떠받치는 중심축인 30~40대 취업자는 감소세를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11일 발표한 8월 고용 동향을 놓고 겉만 번드르르한 ‘외화내빈’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지난달 고용 동향을 보면 우선 취업자가 2,735만8,000명으로 전년 대비 45만2,000명이나 증가했다. 기저효과가 작용했다고 해도 최근 수개월 동안 증가 폭이 20~30만수준에그쳤음을 고려하면 눈에 띄게 좋아진 수치다. 덕분에 전체 고용률은61.4%로 1997년 8월(61.5%) 이후 22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실업률 역시 3.0%로 지난해보다 1.0%포인트 하락했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 보면 우리 경제의 부실한 기초 체력을 드러내는 지표들이 곳곳에서 발견된다.
먼저 취업자 증가분인 45만2,000명 가운데 86.5%에 달하는 39만1,000명이 60세 이상이었다. 통계청은 이중 최소 10만명 이상이 노(老)-노(老) 케어 반찬 배달 봉사 등 정부가 주도하는 재정 일자리 사업에서 나온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들 일자리는 대부분 1년 이상의 상용직이 아닌 단기 임시직으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취업 시간대별 취업자의 경우 1~17시간 의 초단기 일자리 증감률이 14.6%로 18~35시간 (-1.1%), 36~52시간(2.2%), 53시간 이상 (-2.5%)을 압도했다. 단기 재정 일자리를 중심으로 노인 취업자가 큰 폭으로 증가한 반면 고용 시장의 핵심축이라고 할 수 있는 30대와 40대 취업자는 각각 9,000명, 12만7,000명이 감소했다.
일자리 양에 비해 질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는 상황은 산업별 취업자를 살펴봐도 잘 드러난다. 정부 재정 일자리가 속한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이 17만4,000명의 신규 취업자를 만들어 부문별 1위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외국인 관광객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숙박·음식업과 예술·스포츠·서비스업에서도 각각 10만4,000명, 8만3,000명의 취업자가 나왔다.
반면 한국 경제의 주력인 제조업 취업자는 2만4,000명이 줄면서 17개월 연속 마이너스 기조를 이어갔다. 그나마 6월(-6만6,000명)과 7월(-9만4,000명)과 비교해 감소 폭이 축소된 것이 다행스러운 점이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전자부품과 전기장비 분야의 업황이 좋지 않은 탓에 제조업 일자리가 증가세로 전환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취업자 증가와 실업률 하락에도 불구하고 거시경제 지표에 경고등이 켜진 것을 고려하면 결코 고용 시장이 질적으로 우수해졌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 재정을 투입해 만든 노인 단기 일자리에 의존하는 고용 환경은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힘들다”며 “제조업이나 금융업 등 양질의 일자리를 발굴하기 위한 근본적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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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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