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의 집 들어갔다가 흑인 집주인을 침입자로 오인해 사살
▶ 처음엔 ‘살인’ 아닌 ‘과실치사’로 기소돼 논란

【AP/뉴시스】자기 집으로 착각하고 흑인 남성의 집에 들어갔다가 집 주인을 침입자로 오해해 살해한 전직 댈러스 경찰 앰버 가이저(31). 사진은 댈러스 카운티 당국 제공.
텍사스주 댈러스 법원 배심원단은 다른 집을 자기 집으로 착각한 백인 여성이 애먼 흑인 집주인을 침입자로 오해해 살해한 데 대해 살인죄 유죄 평결을 내렸다. 이 여성이 당시 경찰이었다는 점에서 더욱 논란이 거세다.
1일 CNN, 뉴욕타임스(NYT) 등은 댈러스 법원 배심원단이 살인 혐의로 기소된 전 경찰 앰버 가이저(31)에 대해 유죄 평결을 했다고 보도했다.
가이저는 경찰로 일하던 지난해 9월6일 집에 돌아와 한 흑인 남성이 집 안에 있는 광경을 보고 침입자라고 판단했다. 가이저는 무방비 상태이던 이 남성을 향해 총을 쐈지만 그 집은 가이저의 집이 아니었다. 가이저가 바로 위층에 사는 흑인 회계사 보탐 셈 진(26)의 집으로 잘못 들어간 것이다. 문이 제대로 잠겨있지 않아 가이저가 자신의 열쇠로 문을 열 수 있었다고 한다.
이번 사건은 통상적인 경찰에 의한 흑인 총격 사건과는 달랐다. 이제까지 미국에서는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 과정에서 흑인이 사망하는 사건이 종종 벌어졌다. 이는 "흑인의 목숨도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 시위를 촉발했다. 2014년 7월 길에서 불법으로 가치담배를 팔다가 백인 경찰 대니얼 판탈레오에게 목 졸려 사망한 에릭 가너(43) 사건이 대표적이다.

【AP/뉴시스】1일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자기 집으로 착각하고 흑인 남성 보탐 셈 진(26)의 집에 들어갔다가 진을 침입자로 오해해 살해한 백인 전직 경찰 앰버 가이저(31)에게 배심원단이 유죄를 평결했다. 사진은 평소 진이 좋아하던 빨간색의 옷을 입은 진의 어머니 앨리슨 진(가운데)이 이날 법원을 나서는 모습.
하지만 이 사건은 범죄 현장이 아닌 가정집에서 오인으로 인해 벌어진 사건이다. 가이저가 총격을 가할 때 진은 텔레비전을 보며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었다.
가이저는 법정에서 어두컴컴한 거실에 있는 낯선 그림자를 보고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며 울먹였다. 가이저의 증언에 따르면 그는 누군가가 안에 있다는 사실을 알아채자 총을 꺼내든 채 "손을 보여달라"고 외쳤다. 진이 가이저를 향해 걸어오자 가이저는 2차례 총을 발사했다.
가이저는 "그가 나를 죽일까 봐 두려웠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래로 향하는 총알의 궤적으로 미루어볼 때 진은 웅크려 있거나, 앉았다가 일어나려는 순간 총에 맞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검시관 등은 증언했다.
가이저의 주장에 대해 흑인사회는 흑인 남성을 범죄자와 연관짓는 고정관념이 작용한 결과라고 비판해왔다.
NYT에 따르면 사건 후 며칠 동안 시위가 이어졌다. 가이저가 즉시 체포되지 않았으며, 처음에는 살인(murder)이 아니라 과실치사(manslaughter)로 기소돼서다.
댈러스의 인종 구성은 히스패닉계 42%, 비 히스패닉 백인 29%, 흑인 24% 등으로 매우 다양하다. 그만큼 댈러스에서는 경찰과 유색인 간 긴장관계가 이어져왔다.
유죄평결이 내려지자 댈러스 법정 안에서는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진의 어머니 앨리슨 진은 법정에 서 양손을 위로 뻗은 채 기도했다. 지지자들은 "흑인의 목숨도 중요하다"고 외쳤다.
유가족은 진이 흑인이 받는 인종차별을 의식해 항상 깔끔한 셔츠를 갖춰 입고, 경찰과의 마찰을 피하기 위해 운전 시 제한속도에 각별히 주의하며 살았다고 전했다.
이번 유죄 평결에 따라 가이저는 5년에서 99년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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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자체가 헷갈리게 만들어져 있다는데, 건물주에게도 책임을 지우기 바란다.
10years is too fxxking sho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