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황에 후보 없어 구인난, 의류협·섬유협회 연임끝
▶ “제발…” 출마권유 모시기, 선거 눈앞 깊어가는 고민

자바시장의 불경기가 지속되면서 관련된 한인 경제단체들의 회장 임기 만료가 다가왔지만 차기 회장 후보자들이 나서지 않아 ‘회장 모시기’에 애를 먹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한인의류협회가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주최한 ‘2018 한인의류인의 밤’에서 연임이 확정된 영 김(왼쪽) 회장과 조 송 이사장이 악수를 교환하고 있는 모습. [남상욱 기자]
“자기 비즈니스가 잘 되어야 협회 활동도 있는 것 아닙니까?”
한 한인 경제단체장의 말에서 한인 경제단체들이 처한 ‘회장 구인난’의 현실이 짙게 배어 있다.
한인 경제단체들이 회장 구인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불황이 지속되면서 선뜻 협회나 단체의 회장으로 나서는 후보들이 급격히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회장 임기가 만료되는 연말이 다가오면서 회장 후보자를 찾지 못한 경제단체들은 대안 마련을 위해 물밑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한인 경제단체 중 회장 구인난이 심한 곳이 자바시장과 관련된 단체들이다.
한인의류협회는 올해 반드시 회장을 선출해야 한다. 영 김 회장은 이미 연임을 한 터라 규정상 더 이상의 연임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의류업계의 상황이 그리 좋지 않다는 데 있다. 올해 초부터 대형 의류체인들이 도산하면서 판로가 축소된 상태에서 최근 ‘포에버21’의 파산보호신청(챕터11)이 터지면서 자바시장이 위축될 대로 위축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의류협회 회장직에 나서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지난해 정기이사회에서 조 송 이사장이 ‘회장 추대 1년 유예’를 선언한 바 있지만 정작 차기 회장 출마 권유에 한발 물러서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달 말이나 11월 초 정기이사회에서 차기 회장을 선출해야 하는 의류협회로서는 ‘제3의 후보’를 물색해야 할 입장이다.
영 김 회장은 “의류업계 분위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회장에 나서려는 후보가 없는 것은 사실”이라며 “조 송 이사장과 이사진 중 또 한 분을 차기 회장 후보로 놓고 현재 물밑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 회장을 뽑아야 하는 것은 한인섬유협회도 마찬가지다. 현재 베니 김 회장의 2년 임기가 올해 말로 끝나지만 협회 규정상 연임을 할 수 없다.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가 부가되면서 어려움을 겪은 섬유업계에 자바시장의 불황이 더해지면서 차기 회장 후보자를 아직 구하지 못한 상태다. 신임 회장 선출을 하지 못할 경우 ‘집단체제’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인섬유협회 베니 김 회장은 “차기 회장 입후보자가 아직 나오지 않고 있어 고민을 하고 있다”며 “연임 불가 규정으로 차기 회장 출마를 권유하고 있지만 장담할 수 없어 합리적인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 달 12일에 열릴 정기 이사회에서 차기 회장 선출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한인봉제협회는 김기천 현 회장이 1년 더 회장직을 수행하는 것으로 위기를 넘겼다. 김 회장 역시 자신의 봉제공장 운영을 위해 사의를 표명했지만 차기 회장 후보가 나서지 않아 연임을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봉제업계의 경우 자바시장 불황이 지속되면서 일감이 줄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비용 절감을 위해 인력을 줄이면서 한인 업주들이 대신 현장 일을 수행하는 사례들이 많다 보니 한인봉제협회 이사진에서 사퇴하는 사례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한인봉제협회 김 회장은 “5~6년 전부터 봉제업계에 불경기가 닥쳐오면서 회장 뽑기가 쉽지 않았다”며 “연임을 고사했지만 봉제협회를 살린다는 마음으로 1년 더 회장직을 맡기로 어렵게 결정했다”고 심정을 밝혔다.
이밖에도 한인세탁협회는 지난해 회장 선출을 하지 못해 발전위원회를 별도 구성해 이봉익 위원장이 회장직을 대행하고 있다. 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오는 12일에 열리는 정기 이사회에서 차기 회장 후보자 논의를 할 예정이며 이번 달 30일까지 후보자 등록을 받을 계획이다. 이 관계자는 “회장 입후보자를 기대하고 있지만 뚜껑을 열어 보아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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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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