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의 한국에 대한 일방적 압력이 고조되고 있다. 일본과의 지소미아 종료일을 며칠 앞두고 원인 제공자인 일본에 대한 설득은 뒤로한 채 미 국방장관을 비롯한 미 장성들이 잇따라 방한하여 한국 정부에 지소미아 재개를 종용하며 압박을 가하고 있다. 거기에다 주한미군 주둔 분담금을 전년 대비 5 배나 올리라고 강권하고 있다. 그 비용에는 심지어 호르무즈 해협에 출동하는 미국 함대의 비용도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트럼프 행정부 들어 북미 관계가 전향적으로 개선되면서 남북 문제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입지는 오히려 줄어들었다. 북미 관계의 타결 임박에 대한 기대로 남북 관계 개선의 모든 수순이 북미 관계 뒤로 밀렸던 것이다.
2차례에 걸친 북미 정상회담으로 북미 관계가 곧 타결될 것 처럼 보였지만 현재는 심각한 교착상태에 빠져 있다. 북한은 미국에게 연말까지 비핵화에 대한 새로운 셈법을 들고 나오라고 하고 있지만 미국의 셈법은 아직 북한의 기대에 못미치고 있는 모양새다. 더불어 북미 관계의 진전을 지켜보고 후속조치로 진행하려던 남북 사업들도 하염없이 뒤로 밀려나고 있다.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사업은 원래부터 유엔 제재사항이 아니다.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가 북측과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중단한 것으로 언제든지 남북이 재개할 수 있는 사업이었다. 북미 관계가 획기적 진전을 이룰 듯 보여 그 이후 하려다가 지금 미국에 완전히 덜미를 잡혀버렸다. 남북 철도 연결 사업도 마찬가지다. 남북이 이미 조사까지 마친 마당에 더 이상 미룰 이유가 없다. 가스관 사업과 더불어 러시아가 관심을 갖고 있기에 돌파구가 없는 것도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딱 두 가지다. 하나는 자신이 오바마와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고, 또 하나는 장삿꾼으로서 돈을 벌기 위함이다. 트럼프는 이미 한반도 평화에 아무런 기여도 안 한 오바마와 자신은 확실히 다르다고 생각하여 북미 상황에 더 이상 노력을 기울이지 않을 수도 있다. 더구나 한국과의 방위비 협상에서 미국이 일정한 성과를 거둔다면 트럼프로선 손털고 북미 대화의 장을 나갈 수 있는 자기 만족의 상태에 도달할 수도 있다.
그래서 마냥 트럼프의 움직임만 기다릴 수는 없다. 트럼프는 재선에, 탄핵에, 자기자신에게 가해지는 이슈만으로도 지금 정신이 없다. 올해가 가기 전에 북미 간의 교착상태를 탈피하려는 시도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그것과 별도로 남북도 움직여야 한다. 김대중 대통령도, 노무현 대통령도 결단의 시기가 있었다. 우리 민족끼리 우리의 일을 해결해야 할 결단의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내년이면 민족 분단 75년이기에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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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근 매릴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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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뭐 북한의 대변인이 쓴 글 같네. 아무리 다양한 여론을 반영하기 위해 여러가지 글을 싣는다고 하지만 이건 너무 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