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때 선생님 한 분이 들려 주셨던, 아직까지도 소중히 간직하고 있는 말이 하나 있다.
“호랑이를 그리다가 망치면 고양이라도 되지만 처음부터 고양이를 그리다가 망치면 쥐새끼도 안 된다.” 어린 시절 나의 선생님께서 해주셨던 이 말을 나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나의 제자들에게 해 주곤 한다. “꿈을 크게 가져라! 처음부터 고양이 대신 호랑이를 그려라!”
나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꿈이 컸던 모양이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일이다. 그 시절 우리나라에서는 학교마다 콩나물 교실이라 불릴 정도로 많은 아이들이 한 학급에 있었는데 우리 담임 선생님께서는 아이들 한명 한명을 다 일으켜 세우시고 어른이 되면 무엇이 되고 싶은지 말해보라고 하셨다.
내 차례가 되자 나는 담대히 일어나 ‘영부인’이 되고 싶다는 남몰래 간직했던 소중한 꿈을 솔직히 털어놓았는데 내 이야기를 듣고 있던 아이들이 나를 비웃기도 했다. 그때 나는 좀 창피하기도 했었지만 나의 꿈을 주저하지 않고 당당히 발표했던 게 자랑스럽기까지 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중년에 접어든 지금의 나는 물론 대통령 부인도 아니고 앞으로 그렇게 될 가능성도 전혀 없지만 학창 시절부터 큰 그림을 그린 덕분인지 내가 가진 재능을 태평양 건너 두고 온 나의 조국과 지금 살고 있는 지역 사회를 위해 열심히 나누며 만족스럽게 살고 있다.
처음에 착한 호랑이를 그린 덕에 이제는 행복한 고양이 정도는 그리게 된 기분이다.
내가 상상하는 것이 너무 크고 내가 바라는 꿈이 너무 커서 포기하고 싶을 때 작은 것을 먼저 시작해 보는 지혜를 발휘해 보면 어떨까?
우리들의 커다란 꿈은 결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작은 것부터 하나씩 차근차근 시작해 내일로 미루지 않고 지금 당장 실천하다 보면 자기도 모르는 순간에 이뤄질 것이라는 그런 믿음, 어른이 되면서 잃어가고 있던 그런 신념을 다시 가져보면 좋겠다.
신이 하루와 하루 사이에 밤이라는 어두움의 커튼을 내려 주신 것은 ‘하루’가 사람들이 해와 달을 보며 만들어 낸 ‘한 달’이나 ‘일 년’보다 더욱 더 소중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한해를 보내는 12월 끝자락에서 허무감이나 공허감 대신 하루 경영을 잘 하다보면 내가 이루고자 하는 큰 꿈도 어느새 내 곁으로 성큼 다가오게 될 것이라는 희망을 또 다시 품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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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트 송 한국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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