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서부지역 10개 은행, 3분기까지 2억1,372만달러
▶ 연방 기준금리 상승 여파, 무수익 여신이 73% 차지
한인은행들의 부실 대출 규모가 전년 동기, 전분기 대비 각각 증가하며 2억달러 규모를 넘어서는 등 여신 관리에 적신호가 켜졌다. 특히 이전 제로금리 시대에 비해 상승한 연방 기준금리의 여파로 인한 대출금리 상승에 변동이자의 적용을 받는 SBA 론과 기업대출, 건축론 등의 부실 증가가 늘고 있다는 지적이다.

[도표 참조]
미 서부지역에서 영업하는 10개 한인은행들이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3분기(2019년 9월30일) 현재 부실 대출 총액(30일~89일 연체, 90일 이상 연체, 무수익 여신 포함)은 2억1,372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인 2018년 3분기의 1억6,233만달러에 비해 1년만에 31.7%(5,139달러)나 급등한 것이다. 또 전 분기인 2019년 2분기의 1억8,715만달러에 비해서도 3개월만에 14.2%(2,656만달러) 증가했다.
올 3분기 현재 한인 은행권의 부실 대출을 종류별로 보면 ▲페이먼트가 들어오지 않는 악성 무수익 여신 규모가 전체의 73.1%인 1억5,623만달러로 압도적으로 많으며 ▲30~89일 연체 규모가 전체의 19.4%인 4,146만달러 ▲90일 이상 연체 규모가 전체의 7.5%인 1,603만달러로 각각 집계됐다.
1년 전인 2018년 3분기와 비교하면 부실대출 중 가장 안 좋은 무수익 여신 규모가 43.1%(4,704만달러)나 급등했다. 30~89일 연체 규모는 14.6%(528만달러) 증가했다. 반면 90일 이상 연체 규모만 5.5%(93만달러) 소폭 감소했다.
또한 부실 대출 회계처리 과정의 마지막 절차로, 회수 가능성이 없어 손실 처리(charge-off)한 대출 규모는 673만달러로 전년 동기인 2018년 3분기의 785만달러에 비해서는 14.3%(112만달러) 감소했지만 전 분기인 2019년 2분기의 340만달러에 비해서는 98.1%(333만달러) 급등했다.
총 대출 대비 총 부실 대출 규모를 나눈 한인 은행권의 부실 대출 비율은 올 3분기 현재 0.90%로 전년 동기인 2018년 3분기의 0.71%에 비해 0.19% 포인트 상승했다. 전 분기인 2019년 2분기의 0.80%와 비교해도 0.10% 포인트 올라갔다.
은행별 부실대출 비울은 한미은행이 1.59%로 가장 높으며 이어 뱅크오브호프(1.01%), CBB(0.65), 오픈(0.45%), 유니뱅크(0.31%), 신한 아메리카(0.19%), 퍼시픽 시티 뱅크(0.18%) 등의 순이다.
10개 한인은행 중에서는 자산 규모 2위 은행인 한미은행과 CBB, 오픈뱅크, 오하나 퍼시픽 은행의 부실률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특히 한미은행의 부실 대출 규모가 2018년 3분기의 2,518만달러에서 2019년 3분기에는 7,282만달러로 189.2%(4,764만달러)나 급등했다. CBB 은행도 동 기간 280.0%(453만달러), 오픈뱅크도 동 기간 126.6%(240만달러) 급등했다.
전체 규모 면에서는 뱅크오프호프의 부실대출 규모가 1억2,270만달러로 10개 한인은행 전체 부실 대출 규모의 절반을 훌쩍 넘는 57.4%를 차지하지만 한미은행의 부실대출이 급등하면서 비율은 감소했다. 한미은행의 부실대출 규모는 7,282만달러로 전체의 34.1%를 차지하며 두 번째로 높는 등 자산규모 1,2위 은행의 부실 대출 규모가 전체의 91.5%를 차지하고 있다. 이어 은행별 부실대출 규모를 보면 CBB(615만달러), 오픈뱅크(430만달러), 신한 아메리카(259만달러), 퍼시픽 시티 뱅크(257만달러), 우리 아메리카(117만달러) 순이다.
부실 대출은 적정 수준을 넘어가면 자산 건전성 악화는 물론 은행 생존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FDIC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등 연방·주 감독당국이 은행 감사 때 가장 꼼꼼하게 들여다보는 부문이다. 통상 총 대출 대비 부실 대출 비율이 1%를 근접하거나 넘어가면 감독국의 감사가 한층 강화된다.
한인은행 관계자들에 따르면 부실 대출의 가장 큰 부분은 부동산 대출이며 이어 기업 대출과 SBA 대출도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최근 2년간 연방 기준금리의 전반적인 상승으로 인한 대출 이자 상승으로 변동 금리 적용을 받는 기업 대출과 건축론, SBA 대출의 연체가 늘고 있어 한인 은행들을 긴장하게 하고 있다.
한인 은행권의 부실 대출 비율은 2008년~2012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한 때 4%를 훌쩍 넘었던 것과 비교하면 많이 개선된 것이지만 여전히 방심할 수 없다는 것이 한인 은행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한인은행 관계자들은 자산 규모가 가장 큰 뱅크오브호프와 한미은행의 부실률이 가장 높은 것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한인 은행권 대출의 경우 ▲아직도 부동산 대출이 전체 대출의 70~80%에 달하는 등 편중 현상이 심각하고 ▲부동산과 건설 대출의 경우 여신 규모도 크지만 부실화 위험 역시 가장 높은 대출이며 ▲아직도 이사나 경영진의 입김이 작용하는 소위 ‘안면 대출’도 일부 있는 등 한인 은행권만의 구조적인 위험 요소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한 한인은행 관계자는 “대출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부동산 대출이나 건축 론의 경우 몇 개만 부실화돼도 부실 대출 비율이 껑충 뛸 수 있어 위험하다”며 “부실 대출 비율이 금융위기 당시에 비해서는 많이 개선됐지만 최근 다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고 한인은행 구조 상 절대 방심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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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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