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석학들이 글로벌 경제의 저성장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메리어트마키스호텔에서 열린 전미경제학회(AEA) 연례총회에서다. 미중 무역전쟁이 숨 고르기에 들어갔지만 미국의 보호주의 정책과 중국의 부채 문제 등 리스크 요인들이 맞물릴 경우 상당한 충격이 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국제경제학자인 도미니크 살바토르 포트햄대 교수는 “기술 변화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노동력과 생산성이 계속 하락하고 있다”며 “장기적인 성장세가 2%를 넘지 못하는 것은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국 경제가 닷컴버블 때의 120개월(1991년 3월~2001년 3월)을 훌쩍 뛰어넘는 127개월째의 최장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지만 성장속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선진국 경제의 저성장이 신흥국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는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뿐 아니라 선진국의 막대한 부채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이들 국가의 재정은 지출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저성장과 부채 문제가 맞물릴 경우 글로벌 위기가 재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세계 경제 위기가 다시 온다면 수출주도형 국가인 우리나라는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이미 지난해 수출액이 10.3%나 줄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13.9%) 이후 10년 만에 두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했다. 그렇다고 위기에 대응해 금융정책과 재정정책을 쓰는 데도 한계가 있다. 미국 금리와 격차가 커질 경우 자금유출 우려가 있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 부채율도 40%에 육박해 재정건전성이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노동시장을 개혁해 기업들이 생산성을 높이고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힘을 길러줘야 한다. 국제평가에서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꼴찌권을 맴돌 정도로 경직된 상태에서는 경제활력이 살아나기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는 서비스 시장의 규제를 과감히 푸는 등 내수를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