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라크 의회 철수결의안 이어 총리도 “철수 협의할 미 대표단 보내달라”
▶ 미국 “미군 철수 아닌 적절한 군사태세 대한 논의돼야”
미국과 이라크가 이라크 내 주둔 미군의 철수 문제를 놓고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이라크가 미군 철수를 요구하자 미국은 그럴 수 없다고 버티며 양국 간 파열음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라크의 이런 요구는 미국과 이란의 갈등 속에 이라크가 대리 전쟁터처럼 된 상황을 더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인식에서 나왔다.
미국이 지난 3일 새벽 이라크 바그다드 공항에서 이란군 실세 가셈 솔레이마니를 공습 살해하자 이란은 8일 이라크 아인 알사드와 에르빌에 있는 미군 기지를 미사일로 공격했다. 미국과 이란이 이라크 영토에서 싸움을 벌이는 형국인 셈이다.
AP통신은 "이라크 반정부 시위대는 이란과 미국 양측에 이라크를 떠나라고 촉구한다"며 "이는 양국에 대한 이라크의 분노와 좌절감을 반영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이라크 정부 수반인 아델 압둘-마흐디 총리는 9일 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통화에서 미군의 최근 솔레이마니 공습은 이라크 주권에 대한 용납할 수 없는 침해이자 안보협정의 위반이라고 말했다고 AP가 관리를 인용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앞서 이라크 의회는 지난 5일 긴급회의를 열고 "외국 군대가 우리의 영토와 영공, 영해를 어떤 이유에서든 사용하는 것을 금지해야 한다"며 미군 철수 결의안을 가결했다.
압둘-마흐디 총리는 폼페이오 장관에게 이란 의회의 결의안을 이행하기 위한 방식을 준비하기 위해 이라크에 미국 대표단을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미국 국무부는 이날 이라크 내 미군 주둔은 이슬람국가(IS)와 전투에 결정적일 뿐만 아니라 미군 철수에 대해서도 논의하지 않겠다며 이라크의 주장을 일축했다.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은 성명에서 "이라크에 대표단이 파견된다면 이는 미군 철수가 아니라 중동에서 우리의 적절한 군사 태세를 위해 전략적 파트너십을 어떻게 다시 행할지 논의하는 데 전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주권이 있고 번영하며 안정적인 이라크에 친구이자 파트너가 되길 희망한다"며 미국은 이라크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역할 증대를 위해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압둘-마흐디 총리가 지난 7일 미군으로부터 이라크 철수를 위해 취할 조치가 담긴 편지를 받았다고 하자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은 이라크를 떠나지 않겠다는 정책에 변화가 없다며 서한이 실수로 발송됐다고 반박한 바 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라크가 미군 철수를 요구하면 "이전까지 보지 못한 수준의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현재 이라크에는 5천200명의 미군이 주둔하며 IS와 싸우는 데 필요한 훈련 지원 등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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