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령직 3연임 금지’ 제안, 대신 의회 권한 강화 주문
▶ 임기 후 ‘실세 총리’ 포석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AP]

미하일 미슈스틴 신임 총리. [AP]
블라디미르 푸틴(67) 러시아 대통령이 또 다시 권력 연장 야욕을 드러냈다. 대통령 임기 종료 후 ‘실세 총리’로 복귀하는 헌법 개정을 제안한 것이다. 8년 전 개헌을 통해 대통령직에 복귀한 것과 달리 이번엔 의회 권한을 강화해 러시아를 통치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푸틴 대통령은 15일 국가두마(하원)에서 진행한 연례 국정연설에서 의회에 폭넓은 권한을 부여하는 개헌 국민투표를 제안했다. 그는 7개 개헌 항목을 열거했는데, 핵심은 ‘대통령직 3연임 금지’ 제안이다. ‘동일 인물이 계속해서 2기 이상 대통령직을 연임할 수 없다’는 현행 조항에서 ‘계속해서’라는 표현을 삭제하자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3연임을 하든, 물러났다가 다시 집권하든 관계 없이 두 차례 이상 대통령이 될 수 없다.
푸틴은 대통령 후보 자격도 ‘러시아에서 25년 넘게 거주하고 외국 국적 및 영주권을 한 번도 가진 적이 없는 사람’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이 되기 위한 걸림돌이 많아지는 만큼 자연스레 권력 교체 가능성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대신 의회 권한은 대폭 강화된다. 그는 “하원이 총리와 부총리, 장관 등의 임명을 인준하고 의회가 통과시킨 후보를 대통령이 거부하지 못하도록 하자”는 제안을 내놨다. 상원에도 연방판사를 해임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진다. 결과적으로 현재 자신이 누리는 대통령 권력은 크게 약화되는 반면, 의회가 국정 주도권을 쥐게 되는 구조이다.
외신은 개헌 제안을 2024년 임기가 끝나는 푸틴의 집권 연장 플랜으로 보고 있다. 2000년 대통령에 처음 당선된 푸틴은 8년 간 연임 후 3선 금지 조항에 막혀 총리로 물러났다가 개헌을 거쳐 2012년 임기 6년의 대통령직에 복귀했다. 2018년 다시 4기 집권에 성공해 총 20년 동안 권좌를 놓지 않았다.
때문에 이번 제안에는 무리하게 세번째 개헌을 시도해 국민적 저항에 부딪치기보다 힘이 실린 의회 권력을 기반으로 실세 총리로서 최고 권력자 지위를 유지하겠다는 속내가 엿보인다. 로이터통신은 “미래 국가권력 재편에 관한 푸틴의 구상이 가동됐다”고 단언했다. 물론 푸틴은 “강력한 대통령제는 유지돼야 한다. 러시아의 지속적 발전을 위해 헌법 개정을 논의에 부친 것”이라며 순수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푸틴 제안에 때맞춰 이날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를 비롯한 내각이 총사퇴를 선언한 것은 잘 짜인 시나리오라는 의구심을 거둘 수 없는 대목이다. 2012년 개헌 당시 대통령이었던 메드베데프는 총리로 푸틴과 자리를 맞바꿔 그의 ‘꼭두각시’로 불려 왔다.
푸틴 대통령은 즉각 미하일 미슈스틴(53) 국세청장을 신임 총리 후보로 발탁했고, 하원은 푸틴 대통령이 제출한 미슈스틴 총리 임명 동의안을 통과시켰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