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유가 급락으로 수익성 악화로 이자조차 못내
▶ 대형업체 30%가 위기… 금융시장 전이 가능성↑
미국 ‘셰일혁명의 상징’ 체사피크 에너지가 벼랑끝에 몰렸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제유가 급락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그동안 누적돼 온 부채 부담을 견뎌내지 못해 결국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올해 파산보호 신청을 한 미 셰일오일 업체 중 가장 크다.
문제는 체사피크를 시작으로 다른 셰일오일 업체들의 줄도산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RB)가 회사채까지 매입하며 자금 지원에 나섰지만, 미 에너지 업계에 드리운 먹구름을 걷어내기엔 역부족이다.
28일 월스트릿저널(WSJ)과 CNN 등에 따르면 체사피크는 이날 챕터 11(미국 파산법 제 11조)에 따라 오클라호마 본사 및 30여개 계열사에 대한 파산보호를 미국 텍사스 남부법원에 신청했다.
WSJ은 체사피크가 미 셰일오일 혁명을 주도하며 급성장해 왔지만, 이때 쌓인 부채가 코로나19에 따른 국제유가 하락으로 유동성 위기를 초래했다고 진단했다. 지난 1월 172달러 수준이었던 이 회사의 주가는 지난 26일 11.85달러로 93% 가량 폭락했다.
체사피크는 지난 15일 만기가 돌아온 대출채권에 대한 이자 1,350만달러를 내지 못했으며 다음 달 1일 또 다른 채무에 대한 이자 압박을 받아왔다.
체사피크는 채권자들과 기존 채무를 주식으로 출자 전환하는 방안을 협상하는 등 자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하지만 코로나19에 따른 원유 수요 감소 및 국제유가 약세가 이어지면서 결국 파산 위기로 내몰렸다.
체사피크는 올해 1분기 약 83억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2,100만달러 손실 대비 400배 가까이 폭증한 것이다. 특히 석유·천연가스 자산의 평가손실이 85억달러에 달했다.
체사피크는 1분기 실적발표 당시 애널리스트들을 상대로 실적과 향후 전망 등을 설명하는 컨퍼런스콜을 개최하지 않았는데, 심각한 부채난 때문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당시 장기 부채가 95억달러에 달한 반면 현금 보유량은 8200만달러에 불과했다. WSJ은 공동 창업주이자 ‘셰일 붐 개척자’로 불렸던 오브리 매클렌던 전 최고경영자(CEO)의 무리한 확장 경영이 부채를 양산했다고 꼬집었다.
체사피크는 이날 법원에 생존계획으로 부채 70억달러 탕감, 추가자금 9억2,500만달러 조달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법원은 채권자들의 의견을 듣고 체사피크의 자산과 부채를 고려한 생존 가능성을 검토한 뒤 파산보호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체사피크는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파산보호 신청 사실을 알리며 “기존의 부채와 (채권자들과의) 계약상 의무를 감안할 때 필요한 최선의 결정이었다. (향후 채권단과의) 채무조정 협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1989년 설립된 체사피크는 미 셰일혁명을 주도한 개척자로 이 회사의 파산보호 신청은 상징성이 크다. 지난 2008년에는 약 1,500만에이커(약 6만㎢)에 달하는 시추권을 확보하고 있어 한 때 미 셰일오일 업계 2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미 포춘지 선정 미국 100대 기업 단골 멤버였던 체사피크는 현재도 미 500대 기업에 포함돼 있다.
정부와 업계가 체사피크 파산보호 신청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이유는 단순히 이 회사만이 아닌 미 셰일오일 업계가 안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 때문이다.
시장에선 향후 2년 동안 200개 이상의 셰일오일 업체들이 파산보호를 신청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등 줄도산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CNN은 지난 4월 화이팅 페트롤리엄의 첫 파산신청 이후 다이아몬드오프쇼어, 체사피크 등 대형 에너지기업 파산이 이어진 데 주목하며 대형 미 셰일업체들의 30% 정도는 파산상태에 빠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더 큰 문제는 향후 에너지 기업을 중심으로 확대되는 자금 조달 리스크가 기타 회사채 시장으로 전염될 가능성이다. 연준이 민간기업의 부채를 대신 떠안는다는 비난을 감수하면서 회사채 매입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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