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은 누구나 만나는 인생의 소중한 과정이다. 우리 이민 1세, 75세 이상의 분들은 일제치하 때의 만주사변, 지나사변, 그리고 2차 세계 대전, 해방의 기쁨도 가시기 전에 북조선의 남침인 6.25전쟁 등 격동기를 산 사람들이다.
또 미국에 와 이민 1세의 서러움과, 육체노동으로 갖게 된 직업병으로 노년의 허리, 무릎 통증으로 고생하는 세대들이다. 세월이 흘러, 삶이 안정되었고 자식들도 가정을 갖고 손자, 증손자 까지 보아서 노년의 재미도 보려는데, 코로나19로 나가지도 못하고 집에 갇혀 있는 신세가 됐다.
이것이 인생인가 보다. 우리는 쓰라린 전쟁과 굶주림을 겪었어도 굴하지 않고 잘 헤쳐 나왔다.
자식들이 “코로나19가 전쟁보다 더 무섭다”라고 한다. 나도 동감한다. 전쟁과 굶주림을 몰랐던, 젊은 세대가 겪는 경제적인 고통, 직업이 없는 무력함 속에 사회적인 모임도 없고, 마스크 끼고, 집에 갇혀 살게 된 스트레스가 크다.
나는 메릴랜드의 한 노인 아파트에 거주한다. 아들의 권유로 아침 일찍 일어나서 아파트 마당을 걷는다. 새벽에 좋은 공기를 마시며, 걷는 그때 모든 스트레스가 사라진다. 요새는, 몸이 아파도 병원에도 갈 수 없고, 다리가 부어서 고민하였더니, 아들이 한의원을 소개해주어 침을 맞고 많이 좋아졌다.
코로나19로 애들이 집에서 근무하니, 시간 여유도 있고 해서 전화를 자주 하여 많이 도움도 되고 자식과의 애정도 돈독해진다. 내 경우에는 코로나19로 인해서, 자식들과의 대화로 좋은 정보, 조언을 해주어 더 행복하다. 20년 전 아들 덕에 컴퓨터도 배웠고, 지금처럼 집에 있을 때, 자서전도 쓰라고 권한다.
나는 훌륭한 사람만 자서전을 쓰는 줄 알았는데 아들 말은 이렇다. “어머니는 격동기에 사셔서, 후에 자손들에게 좋은 역사와 우리 이민사에 기록이 된다”라고. 컴퓨터는 오래 되어 버렸고, 딸이 갖다 준 태블릿PC로 영화도 본다. 아침에는 영상으로, 교회 목사님들의 설교를 듣고 낮에는 자서전도 쓰고, 수필도 쓴다.
이렇게 생활하니, 집에 있어도 스트레스도 안 받고, 하루하루가 즐겁다. 무엇이든지, 정신력으로 밀고 나가면 된다. “저녁에 지는 서산의 해가 더 아름답다”는 말처럼 우리 시니어들이 이 어려운 때를 슬기롭게 잘 넘기길 바란다.
<배은옥 / 워싱턴 두란노문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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