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싱턴주 흑인 커뮤니티, 경찰당국의 ‘이중잣대’ 대처에 격분

로이터
지난 6일 연방 의사당에 난입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들에 경찰이 무기력하게 대처하는 장면을 TV 생중계를 통해 목격한 워싱턴주 흑인 커뮤니티가 ‘BLM'(흑인인권 존중) 시위를 무력으로 과잉 진압하는 경찰 모습과 너무 다르다며 울분을 쏟아냈다.
워싱턴대학(UW)의 알렉시스 해리스 교수(사회학)는 경찰이 연방의회 건물을 점거하는 백인우월주의자들을 두려워하지 않는듯 보였다며 “장난감 권총을 든 12세 흑인소년 타밀 라이스는 무섭고, 의사당을 떼 지어 난입하는 폭도들은 두렵지 않단 말인가”라고 개탄했다.
론 심스 전 킹 카운티 수석행정관은 폭도들이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은 것이 도무지 납득할 수 없다며 이날 사태는 미국의 민주주의가 깨졌다는 증표라고 지적했다. 그는 자신의 자녀와 후손들에게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국가임을 가르쳐주고 싶었지만 미국은 오늘 낙제점을 받았다고 말했다.
고교 교사인 제시 해고피안은 2015년 마틴 루터 킹 기념일에 주청사 앞에서 교육예산 증액을 요구하는 시위에 참여했다가 경찰로부터 최루가스 세례를 받고 수갑이 채워졌었다며 의사당의 백인폭도 시위를 전혀 다른 잣대로 대응하는 경찰 자세가 비합리적일뿐 아니라 어떤 경관은 건물 안으로 난입한 시위자와 핸드폰으로 인증샷 사진까지 찍는 모습도 봤다며 격분했다고 시애틀타임스가 보도했다.
경찰의 이 같은 비합리적 잣대는 연방의사당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이날 비슷한 시각에 지난해 주지사선거 낙선자 로렐 컬프 등 트럼프 지지자들이 주청사 앞에서 시위를 벌이다가 컬프 일행이 인근 주지사 관저로 몰려가 경내로 난입했지만 진압경찰이 즉각 투입되지 않았다고 타임스가 보도했다. 지난해 주청사와 주지사 관저 앞에서 BLM 시위가 벌어졌을 때는 무장경찰이 경비를 강화했었다.
경찰의 이 같은 이중잣대 진압 이유에 대해 기자로부터 질문받은 제이 인슬리 주지사는 “매우 적절한 질문이지만 나 자신도 그 대답을 듣고 싶어 관계당국에 질문했다”고 말했다고 타임스가 전했다.
교육자인 트리쉬 지코는 의사당에 난입한 한 시위자가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책상에 발길질하는 모습이 TV에 비쳤다며 이는 정부가 용인하는 백인우월주의자들의 고질적 행패라고 주장했다.
그녀는 “이날 사태는 폭도들을 선동한 대통령이 책임질 일이며 그런 대통령을 만류하지 않고 아무 말도 못한 선출직 공무원들 모두가 책임져야 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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