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리지보드가 SAT ‘서브젝트 테스트’를 당장 폐지한다는 충격적인 발표를 했다. 고교 교과과정에 따른 학과목 시험인 SAT 서브젝트 테스트는 대학 수학능력 측정 표준고사 성격의 일반 SAT에 대비돼 ‘SAT 2’라고도 불렸는데, 이번 조치로 SAT 2 한국어시험도 졸지에 없어지게 됐다.
과거 미주 한인사회는 한국어 교사들을 포함한 교육계를 중심으로 SAT 2 시험에 한국어 과목을 개설하기 위해 무던한 노력을 펼쳤다. 지난 80년대 말부터 아시안 언어들을 SAT 2 과목에 포함시키라는 요구가 일면서 한국어시험의 신설 필요성도 제기됐고, 당시 한인사회가 힘을 뭉쳐 50만 달러에 달하는 기금을 모아 칼리지보드에 전달하는 등 많은 노력 끝에 1995년 SAT 2 한국어시험이 마침내 채택되는 쾌거를 이룩했다.
이후 26년 동안 SAT 2 한국어시험은 한때 연간 응시생 수가 수천명에 달하는 등 크게 성장했다. 그러나 SAT 서브젝트 테스트의 전반적인 수요 감소 추세 속에 팬데믹의 충격까지 겹치면서 결국 시험 자체가 폐지에 이르고 만 것이다.
무척 아쉬운 일이긴 하지만 SAT 2 한국어시험 폐지는 또 하나의 중요한 이슈에 한인들의 관심을 모으는 계기가 돼야 한다. 바로 칼리지보드 주관의 또 다른 테스트로 대학입시에서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AP 시험에 한국어 과목을 포함시키는 일이다.
사실 미주 한인 교육계에서는 한국어진흥재단과 재미한국학교연합회, 미주한국어재단 등 한국어 교육 관련 단체들을 중심으로 이미 AP 한국어시험 개설을 위한 노력이 수년 전부터 이뤄져왔다. 하지만 칼리지보드의 진입 장벽이 워낙 높아 신설 추진 노력에 동력을 제공할 한인들의 관심과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칼리지보드는 AP 한국어시험 신설 조건으로 한국어 정규과목 개설 고교가 최소한 250곳, AP 한국어 학점을 인정해줄 대학 100곳을 확보하는 것을 제시하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 정규 한국어반이 개설된 고교는 200여 곳 정도이고, 단기간에 AP 한국어 학점을 인정해줄 대학을 늘이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중장기적 전략과 인내를 가지고 추진해야 하는 AP 한국어 채택을 위해 이제 다시 한번 한인사회가 힘을 모아야겠다. 미국 내 한국어의 보급과 교육 확대를 위해 꼭 필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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