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탈레반과 불구대천 원수인 IS, 혼란 틈타 탈레반·서방에 타격 주려 한듯
▶ “아프간 감옥서 수백명 탈옥해 IS 합류” 보도도 나와
탈레반의 정권 장악 이후 서방 국가의 대피 작전이 진행되던 아프가니스탄에서 테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26일(현지시간) 현실화했다.
외신에 따르면 이날 국외 대피 통로인 아프간의 수도 카불공항 바깥, 그리고 공항 인근 한 호텔 근처 등 2곳에서 자살폭탄으로 추정되는 테러가 발생해 큰 인명 피해를 냈다.
미국 주도로 아프간전에 참전한 서방이 오는 31일 완료를 목표로 자국민과 현지 조력자들에 대한 막바지 대피 작전을 긴박하게 전개하는 와중에 대규모 폭탄 테러가 터진 것이다.
지난 15일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예상보다 빨리 카불까지 점령한 이후 서방의 대피 과정에서 테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됐다.
지난 24일 주요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은 빠듯한 대피 시한을 문제 삼아 대피 완료 목표일을 늦추자고 제안했다.
미국에서도 의회를 중심으로 서둘러 철군할 경우 자국민은 물론 탈레반의 보복 위험에 처한 현지인들을 구할 수 없다며 시한 연장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컸다.
그러나 조 바이든 대통령은 카불 공항을 중심으로 테러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정보 당국의 판단을 근거로 시한 준수를 고수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로 인해 동맹의 요구를 배척하고 아프간 현지인을 위험에 빠뜨렸다는 비판도 받았지만 이날 테러가 현실화하면서 우려가 옳았음이 입증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간 IS의 지부를 자칭하는 IS 호라산(IS-K)의 테러 우려를 제기했다. "IS-K가 카불 공항을 타깃으로 미군과 연합군을 공격하려는 것을 매일 같이 알고 있다"며 "미군이 아프간에 오래 머물수록 IS-K의 공격 위험이 심각해지고 커진다"고 말할 정도였다.
CNN에 따르면 IS-K는 아프간을 장악한 탈레반과는 관계가 매우 나쁘다.
한 미국 당국자는 탈레반의 불구대천 원수인 IS-K가 카불 공항을 아수라장으로 만들고 싶어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미국의 요구를 수용해 대피 작업에 협력해온 탈레반을 난처한 상황에 빠뜨리는 동시에 서방 진영에 보복할 기회를 노려온 IS-K가 테러를 감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실제로 탈레반이 카불을 장악한 이후 카불 동쪽에 있는 바그람과 풀레카르히 감옥에서 수백 명의 IS-K 수감자가 탈옥했다는 보도도 있다.
IS는 시리아와 이라크 영토 상당 부분을 장악했다가 미군과 국제동맹군에 밀려 세력이 크게 약화한 뒤 여러 나라로 진출했는데, 그중에서도 아프간에 진출해 2015년 1월 만든 조직이 IS-K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2019년 8월 카불 서부 결혼식장에서 자살폭탄 테러를 감행해 무려 63명의 목숨을 앗아갔고, 작년 11월에는 카불대학교에서 총격 테러를 주도해 20여명을 숨지게 했다.
IS-K는 미군·국제동맹군이 아프간에서 떠나고 탈레반이 정권을 다시 잡은 뒤 새 정부 구성에 정신이 없는 사이를 틈타 세력 불리기와 함께 존재감 과시, 구성원 사기 진작을 위해 카불공항 등에서 테러를 벌일 가능성이 꾸준히 나왔다.
IS-K의 조직원 규모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수천명에서 500명 사이'로 추정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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