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카고 경찰노조위원장 “접종 강요 안 돼”라며 나치 압제 비유
▶ 유대인 연합 “모욕적이고 잘못된 비유” 공개사과 요구
시카고 경찰노조 지도자가 코로나19 백신 접종 의무화 조치를 나치 독일의 압제에 비유했다가 거센 후폭풍을 맞았다.
로리 라이트풋 시카고 시장(59·민주)은 지난 25일 경찰을 포함한 모든 공무원에게 "오는 10월 15일 전까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그러자 시카고 경찰노조 위원장 존 카탄자라는 "여긴 미국이다. 나치 독일이 아니다. 누구도 우리를 강제할 수 없다"며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백신 접종 의무화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감을 표출했다.
이어 나치가 '살균'을 이유로 유대인들을 샤워실(가스실)에 들여보내고 치클론B 알약을 "해가 안 된다"며 복용시킨 일과 백신 접종 강요가 다르지 않다고 한발 더 나아갔다.
그는 "현재로는 코로나19 백신이 장기적으로 어떤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지는 누구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유대인 권익옹호단체들인 미국유대인위원회(AJC)와 반명예훼손연맹(ADL)은 즉각 반발했다.
ADL 중서부 지부 디렉터 데이비드 골든버그는 "카탄자라 위원장의 발언은 사실과 다를 뿐 아니라 나치 손에 죽은 수백만 명의 유대인과 그 가족들에 대한 큰 모욕"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번 발언에 대한 공개 사과를 요구하며 "선동적·공격적·인종주의적·외국인 혐오적 발언을 멈추라"고 말했다.
AJC 시카고 지부장 사라 밴 룬도 카탄자라 위원장의 발언을 "공격적이고 절대적으로 잘못된 비교"라면서 "홀로코스트 생존자들과 그들에 대한 기억을 조롱했다"고 주장했다.
라이트풋 시장도 26일 MSNBC 인터뷰에서 "공격적인 감정 표출"이라며 "그를 옹호해줄 수 있는 말이 없다"고 유감을 표했다. 이어 카탄자라 위원장의 발언이 경찰관 대다수의 의견은 아닌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카탄자라는 지난해 시카고 경찰노조위원장 선거 결선투표에서 55%의 지지율을 얻어 당선됐다.
그의 이번 발언과 관련해 경찰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일었다고 시카고 선타임스는 전했다.
시카고 경찰 줄리어스 기븐스는 블로그를 통해 "매우 부적절하고 공격적인 발언"이라며 "그 잔인함과 증오의 시기(나치 집권기)는 그리 오래전이 아니다. 어떤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대중 사이에 그 시절의 감정들이 다시 일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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