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7년 교회 청년부 전도사 시절.
1980년대 후반, 방황하며 우울했던 청소년 시기가 있었다. 아버지의 사업실패로 인해 집안이 어수선해지면서 모든 가족들이 힘들어했다. 채권자, 소위 ‘빚쟁이’들의 독촉에 시달리는 어머니와 이들을 피해 친척집을 전전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면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내 모습을 보면서 무기력감과 좌절감, 패배감 등을 느끼며 어디에서도 희망과 꿈을 찾을 수 없었다.
이런 암울한 상황 속에서 만난 노래가 ‘어떤날’(조동익·이병우)이 부른 ‘그런 날에는’이다. 이 노래는 1989년 6월 20일에 발매된 ‘어떤날 2집’에 수록된 곡이다. 우울하고 방황하던 십대의 끝자락에 만난 노래로 어두운 곳에 비치는 햇살처럼, 찬란하게 빛이 나는 느낌으로 다가왔다. 아름다운 어쿠스틱 기타 선율과 더불어 위안과 희망을 주는 노랫말은 정말 큰 위로가 됐었다.
햇살이 아프도록/따가운 날에는/비가 끝도 없이/쏟아지는 날에는/휘날리는 깃발처럼/기쁜 날에는/떠나가는 기차처럼/서글픈 날에는/길고 긴 겨울밤/그대의 한숨/오늘따라 창밖엔/아침이 더디 오네/복잡한 이 마음을/텅 비울 수 있다면/좋은 시간들을/너와 많이 나눌 텐데/난 거기엘 가지/파란 하늘이 열린 곳/태양이 기우는 저 언덕 너머로/난 거기엘 가지/초록색 웃음을 찾아/내 가슴속까지/깨끗한 바람이 불게
특히 ‘파란 하늘이 열린 곳/태양이 기우는 저 언덕 너머로’라는 후렴구는 마치 이상향을 향해 나아가는 희망의 메시지로 다가왔다. 나는 이 아름다운 노래를 따라 부르며 어렵고 힘든 십대와 청춘의 긴 터널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이후로도 힘들고 지치거나 어려운 순간을 맞이하면 이 노래를 떠올려 보곤 한다. 세상살이를 하다보면 누구든 언제든지 인생의 어려움을 맞이한다. 그럴 때마다 소망과 희망의 이상향을 그리며 삶의 열정을 일깨울 필요가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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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덕진 페어팩스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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