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품에 안긴 아기를 비롯한 4명의 목숨을 앗아간 플로리다 총격범(본보 5일자 보도)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파병 갔다가 돌아와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와 우울증을 앓고 있는 전직 해병대원이 벌인 참극으로 드러났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4일 밤 플로리다주 레릭랜드 인근 한 가정집에서 한 여성과 그 품에 안긴 3개월 남자 아기를 포함해 4명을 총으로 살해한 뒤 경찰과 격렬한 대치 끝에 체포된 총격범은 전직 해병대원 브라이언 라일리(33)로 확인됐다.

당국은 라일리가 피해자들과 연결고리가 없는 사이이며 범행 대상을 무작위로 고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포크 카운티 셰리프국은 라일리가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총상으로 병원 들것에 누워서도 경찰관으로부터 총을 빼앗으려 시도하는 등 매우 공격적이라고 전했다.

라일리는 2008년 이라크, 2009∼2010년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돼 소총수로 복무한 뒤 명예 제대한 군인 출신으로, 경호원이나 보안요원으로 일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라일리와 4년간 사귀어온 여자친구는 당국에 라일리가 PTSD와 간헐적인 우울증을 앓고 있다고 진술했다.

라일리의 여자친구는 또한 그가 평소 폭력적이지는 않았으나 점점 변덕스러운 모습을 보였다면서 최근 1주일 사이 상태가 악화하면서 자신이 “신과 직접 대화하고 있다”고 반복적으로 말했다고 전했다.

셰리프국은 라일리가 수사관들에게 “그들(피해자들)이 살려달라고 애원했지만, 어쨌거나 죽였다”면서 자신이 각성제에 취한 상태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