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녀 체험시키러 방문한 매사추세츠 농장서 보안요원 지갑 뒤지는 등 차별적 행동에 봉변
▶ 농장 측 “직원에게 다양성·형평성 교육시킬 것”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M)’ 벽화와 글씨가 새겨진 도로에서 한 흑인 여성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
“우리 가족은 하루 종일 기대했던 사과, 사이다, 도넛을 사지 못했다. 농장에서 우리가 얻은 것은 사과를 훔쳤다는 누명이었고, 누명을 뒤집어쓴 충격적인 경험이었다.”
노동절이었던 지난 6일 매사추세츠주 댄버스에 있는 관광농장 코너스팜을 찾았던 한 흑인 부부가 블로그에 올린 글이다. 자신들을 절도범으로 몰고 경찰까지 불렀던 농장 측에 분노를 터뜨렸던 부부는 이후 어떻게 됐을까.
AP통신과 보스턴글로브 등에 따르면 매사추세츠 케임브릿지에 사는 매니카 보우먼, 제프 마이어스 부부는 생후 18개월과 7세, 두 아이를 데리고 농장을 찾았다. 개학 전 큰아이에게 뉴잉글랜드 지역의 전통 농장 체험을 시켜주겠다는 생각에서였다.
부부는 입장료, 과일 따기, 음식과 음료 구입에 100달러 이상을 썼다고 한다. 이들은 마지막으로 사과와 복숭아를 딴 뒤 농장 상점으로 향하던 중 사과를 규정보다 6개 더 땄다는 사실을 미리 확인했다. 정해진 봉투보다 넘치는 양이었다.
부부는 자신들이 올린 글에서 “마지막 계산 때 추가 비용을 지불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가족들이 주요 고객인 상황에서 우리가 몇 개의 사과를 더 고를 정도로 흥분한 첫 번째 고객은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손님들도 정해진 양을 넘치는 경우가 많고, 따로 계산을 하면 큰 문제가 없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농장 보안요원이 상점으로 향하던 이들을 가로막았다. 사과가 너무 많다는 이유를 댔다. 상점으로 데려가 아내 보우먼씨의 지갑도 뒤졌다. 이들이 매니저와 농장 소유주를 찾으며 항의하자 농장 측은 경찰까지 불렀다. 부부는 저녁까지 사과 절도 문제로 곤욕을 치러야 했다. 소동 이후 케임브릿지 학교위원회 부위원장이었던 보우먼과 부동산업체 출신 마이어스 부부는 농장의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이 이슈가 온라인 공간에서 주목을 받자 농장 측은 9일 사과문을 발표했다. 현지 매체 WCVB에 따르면 농장 측은 “우리는 직원들이 훈련을 포함해 다양성, 형평성을 가질 수 있도록 추가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내용의 유감을 표시했다. 댄버스 시 당국도 “댄버스 직원의 발언을 사과한다”며 “어떤 차별적인 행동도 댄버스나 사회에 설 자리가 없다”라고 강조했다.
부부는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자문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왜 그들은 우리가 도둑질을 한 것으로 의심했을까. 우리 피부색이 그들의 생각에 영향을 미쳤을까. 우리가 흑인 가족이기 때문에 유죄로 추정했는가.” 미국의 일상 속에서 흑인이 흔히 당하는 차별에 대한 일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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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정상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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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1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각종범죄의..... 혹시 흑인의 생명만 중요하게 생각하는건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