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재원(오른쪽)·이찬주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는“약물과 시술 등으로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협심증 환자에게‘증진된 외부 역박동술(EECP)’ 치료가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세브란스병원 제공]
심장으로 산소ㆍ영양분을 공급하는 3개의 관상동맥((冠狀動脈)이 딱딱해지고 좁아져 심장에 피가 부족해지면 협심증(狹心症)을 앓게 된다. 협심증 환자는 2015년 59만여 명에서 2019년 68만여 명으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협심증은 자칫 돌연사로 이어질 수 있기에 약물ㆍ스텐트 삽입 시술ㆍ관상동맥 우회로 수술 등으로 치료해야 한다. 문제는 약물ㆍ시술로 효과가 없거나 수술이 불가능할 때다. 이 같은‘불인성(intractable) 협심증’은 전체 협심증 환자의 5~10%나 된다. 이 경우‘증진된 외부 역박동술(Enhanced External Counter PulsationㆍEECP)’ 장비를 이용해 종아리에서 넓적다리까지 순차적으로 심장 주기에 맞춰 압박해 관상동맥의 혈액 흐름을 늘려준다.
최근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팀(강석민ㆍ오재원)은 EECP 성능을 개선한‘이동형 전동식 외부 역박동 장치(Mobile/Motorized EECPㆍMECP)’를 개발했다. MECP 시술로‘불인성 협심증’ 치료에 나서고 있는 오재원ㆍ이찬주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를 만났다. 이들은“MECP 시술로 불인성 협심증뿐만 아니라 거동하기 힘든 고령ㆍ중증 심혈관 질환도 쉽게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협심증은 어떤 질환인가.
급속한 고령화와 식습관의 서구화 등으로 환자가 점점 늘고 있다. 비만ㆍ흡연ㆍ당뇨병ㆍ고혈압ㆍ이상지질혈증 등이 발병 원인으로 꼽힌다.
평소 멀쩡하다가도 가슴 통증(흉통)이 가끔씩 생기면 협심증을 의심해야 한다. 보통 가슴 중앙이나 왼쪽에 통증이 발생한다. ‘쥐어짠다’ ‘조인다’ ‘뻐근하다’ ‘누른다’ ‘답답하다’ ‘터질 것 같다’는 증상을 호소한다. 왼쪽 팔이나 목ㆍ턱ㆍ등으로 통증이 퍼질 수 있다. 좁아진 관상동맥(협심증)이 막히면 심근경색이 된다. 심근경색이 발생하면 30%가 곧바로 목숨을 잃고, 50% 이상은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사망한다. 협심증 단계에서 관리가 필요한 이유다.
협심증은 가슴 통증 양상에 따라 안정형ㆍ불안정형ㆍ변이형으로 나뉜다. 조깅ㆍ등산 등을 할 때 가슴이 아프면 안정형 협심증일 가능성이 크다. 불안정형 협심증은 활동할 때뿐만 아니라 안정을 취해도 가슴 통증이 발생한다. 변이형 협심증은 새벽이나 이른 아침에 주로 가슴 통증이 나타난다.
협심증 진단을 받으면 약물 복용을 우선적으로 시행한다. 협심증 약은 평생 먹어도 치명적인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는다. 약물 효과가 없으면 관상동맥 조영술 후 풍선 확장술이나 스텐트 삽입술 등을 시행한다.
약물과 시술로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불인성 협심증’도 있다. 불인성 협심증이라면 EECP 치료가 효과적이다. EECP 치료는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하지만 미국에서는 1,200여 의료기관에서 시행할 정도로 대중화됐다. 600여 편의 관련 논문도 발표돼 안전성이 입증됐다. 우리나라에서는 2011년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을 받았다. 2020년 7월부터 건강보험 적용도 받게 되면서 치료비 부담(종합병원 외래 기준 2만4,000원)이 크게 줄었다.”
-약물이나 시술로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협심증 치료에 쓰이는 EECP 시술에 대해 설명해 달라.
EECP 시술은 환자의 양다리에 특수 기구를 부착해 혈액순환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보조하는 것이다. 심장이 이완할 때 심장 리듬에 맞춰 종아리에서 넓적다리까지 순차적으로 공기를 압박해 심장 쪽으로 혈액이 올라가게 만들고, 심장이 수축할 때에는 공기를 빼 압박을 풀어 하반신으로 내려오는 혈액량이 늘어나게 해 심장 부담을 줄여준다.
EECP 시술을 시행하면 막힌 혈관과 함께 주변 혈관도 압박을 가하므로 잠자는 혈관을 깨우는 효과가 있다. 가슴 통증이나 호흡곤란 같은 심혈관 질환 증상 완화뿐만 아니라 심근 혈관 확장, 신생 혈관 생성 촉진, 심폐 기능 개선 등도 임상과 연구 결과를 통해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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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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