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간당 임금은 전년보다 4.6% 증가… “인플레 압력 더 커져”

제롬 파월 연준 의장[로이터=사진제공]
실망스러운 미국의 9월 고용 성적표에도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 일정표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더 오래 지속될 가능성을 시사하는 숫자가 함께 찍혀서다.
8일 노동부가 공개한 9월 고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비농업 일자리는 19만4천 개 증가해 시장 전망치(50만 개)를 크게 하회했다.
지난 8월(36만6천 개 증가)에 이어 두 달 연속 고용 지표가 기대를 밑돌면서 연준의 테이퍼링 셈법이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왔다.
연준이 테이퍼링 시작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한 물가와 고용 부문의 '상당한 추가 진전' 가운데 한 축인 고용시장 회복이 아직 미흡하다는 신호로 읽힐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르면 11월 테이퍼링을 공식 발표할 것이라는 연준의 당초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일각에서 제기됐다.
그러나 경제 전문가들과 주요 언론들은 연준의 테이퍼링 일정에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테이퍼링의 전제 조건 중 나머지 하나인 물가에 대한 불안이 더 커지고 있다는 게 그 근거다.
연준의 물가상승률 목표치는 2%지만, 올해 봄 이후 미국의 각종 소비자물가지표는 그 두 배인 4% 이상의 상승률을 찍고 있다. 8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4.3% 올라 1991년 1월 이후 최대폭 상승을 기록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비롯한 다수의 전문가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일시적"이라는 시각을 유지했으나, 최근 들어서는 당초 예상보다 장기화할 가능성도 인정하는 분위기다.
전 세계 공급망과 물류망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곳곳에서 병목 현상이 벌어지는 가운데 전염력이 강한 델타 변이의 유행으로 아시아의 생산기지들이 멈춰서고 실업자들의 일자리 복귀가 늦어지면서 물가 압력이 더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노동부의 고용 보고서에 담긴 시간당 평균 임금 통계가 이러한 견해를 뒷받침한다.
9월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월보다 0.6%, 전년 동월보다 4.6% 각각 증가해 시장 전망치를 상회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은 3개월 연속 4%를 넘겼다.
임금 상승세는 인플레이션의 장기화 가능성에 힘을 실어준다고 CNBC방송이 평가했다. 원자재와 물류 가격에 이어 임금까지 더 오르면 기업들이 소비자들에게 늘어난 비용을 전가할 가능성이 크다.
나틱시스증권의 미국 시장 수석이코노미스트인 조지프 라보냐는 CNBC에 "9월 고용 보고서는 테이퍼링을 시작하는 데 문제가 없을 만큼 괜찮다"며 "연준이 더 기다릴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씨티그룹 이코노미스트인 앤드루 홀렌호스트는 "이번 보고서 중 경제 전망의 관점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증가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이날 기사에서 지난달 일자리 부진이 연준의 테이퍼링 계획을 바꿀 것 같지 않다고 보도했다. 오히려 물가 때문에 연준이 충분한 고용 회복이 이뤄지기 전 금리 인상 압력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신문은 내다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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