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테이너겟돈’에 원유 유출 사태까지 겹쳐
▶ LA항 앞바다 컨테이너 50만개 ‘둥둥’ 대기
▶ 연말대목 비상 월마트 등 자체 화물선 확보도

LA항 앞바다에 대형 화물선들이 입항하지 못하고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현재 정체된 선박이 60여 척, 컨테이너수가 50만 개에 달하고 있다. [로이터=사진제공]
LA 항만의 물류적체 대란이 지난주 오렌지카운티에서 발생한 대량 원유 유출사태로 더욱 악화되면서 연말 대목을 앞둔 대형 유통업체에 초비상이 걸렸다. 미국 수입 화물의 절반 이상을 처리하는 LA항과 롱비치항에서 심각한 병목 현상이 발생하자 유통업체들이 화물선 확보를 위한 ‘컨테이너겟돈’(컨테이너와 아마겟돈 합성어)에 뛰어들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60여 척 입항 대기
LA와 롱비치항 앞바다에는 현재 수십억 달러어치 수입품을 실은 컨테이너선 60여 척이 짐을 내리지 못한 채 발이 묶여 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차질, 연말 대목을 앞둔 미국의 수입 화물 증가 등이 맞물리면서 컨테이너선 입항과 화물 하역 작업에 정체 현상이 빚어진 것이다. 진 세로카 LA 항만 이사는 “프리웨이 10차선을 5차선으로 줄인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몇주 전 시작된 항만 대란이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는 것으로, 최악일 때는 화물선이 71척까지 몰려있었다. 이들 화물선에 실린 컨테이너는 50만개 정도로 추정되며, 의류, 가구, 전자제품 등이 실렸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중국 등에서 출발해 바다를 건너온 이들 제품은 연말 특수를 노리고 일찌감치 화물선에 실렸으나 막상 육지에서 델타 변이가 확산하면서 하역 인력 등이 부족해진 탓에 화물선에서 내리지 못하는 상태라고 월스트릿저널(WSJ)은 짚었다. 실제로 LA와 롱비치 항구의 인력은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30%가량 줄어든 것으로 RBC캐피털마켓은 8일 분석했다.
■기름유출 ‘설상가상’
여기에다 최근 발생한 캘리포니아 해상 기름유출 사고가 겹치면서 상황은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지난 1일 오렌지카운티 헌팅턴비치 인근 해상 석유 시추 시설에서 뻗어 나온 해저 송유관이 파손돼 54만L의 원유가 쏟아지면서 앞바다는 말그대로 기름투성이가 됐다. 항만 대란은 기름유출 사고의 주범으로도 지목된 상황이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인 해경 당국의 초기 보고서에서는 입항 대기 중이던 독일 화물선의 닻이 송유관에 걸리면서 사고를 일으켰을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이 화물선 측은 그러나 사고 당시 닻을 내리지 않고 있었다면서 연루 가능성을 부인한 상태다.
■유통업체들 비상
서부 항만 물류 대란으로 상품 확보에 차질이 빚어지자 대형 유통업체들은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 등 연말 대목 시즌을 놓쳐선 안 되기 때문이다.
유통 컨설팅업체 버튼 프리킨저는 유통업체들이 연말 쇼핑 시즌에 연수익의 3분의 1 이상을 벌지만, 팔아야 할 상품의 20∼25%가 컨테이너선에서 하역되지 못한 채 묶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월마트와 홈디포, 코스코, 달러트리 등은 자구책으로 앞다퉈 전세 선박을 동원하고 있다. 글로벌 컨테이너선사에 의존해서는 상품을 제때 진열대에 올려놓을 수 없다고 판단해 자체적으로 화물선 확보에 나선 것이다. 월마트는 LA 항이 아닌 인근 별도 부두에 전세 선박을 입항시켜 짐을 내리고 있으며 홈디포는 LA 항을 피해 샌디에고 항으로 전세 선박을 돌렸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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