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종 다양성 부족·조직선거 우려 제기…당내 이견에 공화당 반대로 불투명

고개숙인 바이든…아이오와 중간개표 4위 ‘추락’ [로이터=사진제공]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아이오와주는 대선의 시작을 알리는 곳으로 통한다.
미 50개 주를 순회하는 경선의 시발점이 민주당, 공화당 모두 이곳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2024년 11월 대선을 앞두고 아이오와의 첫 경선지 지위를 박탈하려는 주장이 민주당에서 제기된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9일 보도했다.
아이오와는 1972년 이래 첫 대선 경선지로 입지를 굳혔다. 미국 전체 인구의 1%도 안 되는 300만 명 남짓의 작은 주에 불과하지만, 첫 경선이라는 상징성 탓에 대선 풍향계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관심을 끄는 지역이었다.
실제로 1976년 지미 카터, 2008년 버락 오바마 등 무명 내지 열세인 후보가 1위로 깜짝 등극하며 이변의 바람을 일으킨 곳도 바로 아이오와였다.
민주당에서 첫 경선지 변경론이 나오는 이유는 아이오와의 대표성에 대한 문제의식에서다.
2020년 민주당의 아이오와 경선에 참여한 이 중 백인 비중은 91%였다. 미국 전체적으로 60%인 백인 비중보다 훨씬 높은데다 민주당의 주 지지층인 유색인종의 의사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할 수 있다.
신청하면 누구나 참여 가능한 프라이머리와 달리 아이오와는 당원에게만 투표권을 주는 코커스 방식을 채택했다는 점도 논란의 대상이다.
특히 현장에 직접 나오는 당원만 투표할 수 있어 민심의 고른 반영보다는 조직선거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약세 후보들이 초반 돌풍을 위해 아이오와에 총력전을 펼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렇다 보니 여론조사 1위를 달리던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작년 2월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4위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드는 이변이 연출되고, 경선 초반 고전하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더욱이 지난해 아이오와 경선 때는 득표 집계 과정에서 숫자 불일치 등 문제가 발생해 아이오와주 민주당의 선거 책임자가 사퇴하는 혼선까지 빚어졌다.
민주당은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경선 일정표를 마련한다.
민주당 경선을 책임지는 전국위원회(DNC) 의장을 지낸 톰 페레즈는 WP에 "아이오와는 미국을 대표하는 주가 아니다"라며 민주당의 지지층을 잘 반영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 DNC 의장인 제이미 해리슨은 결정이 이뤄진 것은 없다면서도 논의 절차가 진행되도록 내버려 두겠다며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WP는 당의 결정에서 현직 대통령의 통제권을 인정해온 민주당의 전통에 비춰 바이든 대통령과 측근 그룹의 의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아이오와를 첫 경선지에서 빼거나 경선을 프라이머리 방식으로 변경하는 방안, 다른 주와 같은 날 경선을 치르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하지만 민주당의 이런 움직임이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아이오와는 다른 주의 첫 코커스나 프라이머리 최소 8일 전에 코커스를 치르도록 아예 주법으로 명시했다. 이 규정을 바꾸려면 주법 개정 필요성이 있다.
공화당이 현행 제도를 변경할 의향이 없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아이오와주 공화당 의장인 제프 카우프만은 물론 2024년 재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아이오와의 첫 경선지 역할을 바꿀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도 경선 주자 간 합의가 필요하지만, 이해관계가 엇갈려 뜻을 하나로 모으기 쉽지 않다는 전망이 있다.
실제로 민주당은 1978년과 1981년에도 아이오와 경선일을 바꾸려고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WP는 아이오와 코커스의 명성이 투표 참여의 높은 장벽, 인종적 다양성 부족, 주 유권자의 우편향 등으로 손상됐다면서도 첫 경선지를 바꾸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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