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어팩스 카운티, 여론조사 및 공청회 예고
▶ 태스크포스 회의서 경비 문제 등 대두돼
지난해 흑인인권운동(BLM)으로 촉발된 ‘역사 바로잡기 운동’이 남북전쟁의 격전지였던 버지니아에 특히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가운데 페어팩스 카운티에서도 ‘리 하이웨이’와 ‘리-잭슨 메모리얼 하이웨이’의 도로 명 변경 추진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8일 ‘남부연합군 이름 변경 위원회’(Confederate Names Task Force) 회의가 카운티에서 열렸다. 에벌린 스페인 위원장은 “도로명 변경에 대한 찬반 논란이 적지 않다”며 “카운티 주민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위원회는 여론수렴을 위해 홍보 우편물을 발송하고 다음 주부터 설문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카운티 주민들은 전화나 이메일, 우편 등을 통해 의견을 제시할 수 있으며 네 차례의 공청회도 열릴 예정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도로명 변경에 따른 비용 문제가 제기됐다. 카운티 교통국(FCDOT)은 “리 하이웨이(29번) 14.1마일 구간에 171개, 리-잭슨 하이웨이(50번) 8.4마일 구간에 55개의 도로 표지판이 있다”며 “이를 교체하기 위해서는 100만~400만 달러의 비용이 발생한다”고 보고했다. 도로명이 바뀌면 주소도 바뀌는 만큼 이와 관련된 비용이 발생하고 도로 주변의 비즈니스에도 영향을 미쳐 정확한 비용을 산출하기가 쉽지 않다.
이에 일각에서는 “굳이 막대한 비용을 들여 도로명을 바꿀 필요가 있냐”면서 사업 취지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으며 “역사는 역사일 뿐 도로명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일례로 갤로우스 로드(Gallows Rd)의 경우 교수형을 의미하는 끔찍한 이름이지만 아무도 변경을 요구하지 않는다며 “특정 세력이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또한 도로명을 무엇으로 바꿔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많은 비용이 드는 만큼 나중에라도 논란이 되지 않도록 “지역사회의 가치와 정체성이 반영되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왔으며 다른 한편에서는 “특별한 의미 없이 숫자로 표기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위원회는 역사적 인물의 이름을 딴 도로명은 추후 논란의 소지가 있는 만큼 새로운 도로명 후보에서 배제한다는 입장이며 오는 12월까지 여론을 수렴해 수퍼바이저회에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지난 6월 알링턴 카운티가 ‘제퍼슨 데이비스 하이웨이’를 ‘1번 도로’로 변경했던 것처럼 페어팩스 카운티에서도 ‘29번’, ‘50번’ 등으로 변경할 가능성이 높다. FCDOT는 기존의 도로명 보다 이름이 길 경우 더 많은 비용이 드는 만큼 짧으면 짧을수록 경제적이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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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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