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권 TV토론서 불꽃 공방… 劉·元은 洪 협공도

(춘천=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27일 오후 강원 춘천시 동면 G1 강원민방에서 열린 강원지역 합동토론회에 참석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윤석열, 원희룡, 유승민, 홍준표 후보.
국민의힘 대선경선 후보 4인은 27일(한국시간) 강원권 TV 토론에서 경선 막판 총력전을 상기시키듯 불꽃 튀는 설전을 벌였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 간의 '리더십' 논쟁은 이날 토론의 클라이맥스로 꼽혔다.
윤 전 총장은 작심한 듯 "홍 후보와 가까이 근무하다 떠나는 사람들이 많다"며 "왜 홍 후보 주변에는 배신자가 그렇게 많은가"라고 그의 리더십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홍 의원은 "26년 정치하면서 한두 번 배신을 당해봤다"며 자신의 측근으로 꼽히다가 윤 전 총장 캠프에서 상황부실장을 맡게 된 윤한홍 의원을 우회적으로 거론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 진영에 가 계신 분들, 그것은 구태 기득권 정치의 전형"이라며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는 분이 사람들을 우르르 끌어모아서 10년 전에 하듯이 한다"고 직격했다.
윤 전 총장은 특정인을 거론하지는 않은 채 "홍 후보 쪽 선대위원장 한 분도 대단한 분이 가셨더라"라며 "인신공격 같으니 하지 마시라"고 굽히지 않았다.
앞서 홍 의원과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초반 분위기를 달궜다.
원 전 지사는 주도권 토론에서 오는 2025년부터 시행될 고교학점제를 거론, "언제 시행하는지 알고 있느냐"고 홍 의원에게 물었다.
홍 의원이 "이 정권의 교육 정책은 제가 대통령이 되면 전부 바꿔야 한다. 의미가 없다"고 피해 가자, 원 전 지사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 의미가 없다고 하시느냐"고 맞받았다.
이에 홍 의원은 "장학퀴즈식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겠다"고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이어진 토론에서 유승민 전 의원은 다시 홍 의원에게 "정시를 100%로 하겠다고 했는데, 그러면 내신은 안 하느냐"고 물었다.
홍 의원이 "전교조가 내신 제도를 학생 장악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내신제 폐지를 주장하자, 유 전 의원은 "교육 문제는 모든 게 전교조, 노조 문제는 모든 게 민노총이라고 하는데 그렇게 볼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다음 주도권을 가진 홍 의원은 곧장 윤 전 총장을 겨냥했다.
그는 윤 전 총장에게 "강원도를 경제 특별자치도로 만들겠다는 공약은 5년 전 문재인 대선 후보가 했고, 지금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윤 전 총장이 자신의 추가 질문을 끊고 답변을 시도하자 "꼭 제가 말씀할 때 그런 식으로 끼어드니까 토론이 안 된다"고 언성을 높였다.
윤 전 총장은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 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신속한 수사를 촉구하자 공수처가 무리하게 손준성 검사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며 원 전 지사의 의견을 물었다.
원 전 지사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왜 저한테 물어보는지 모르겠다"고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부당한 압박에 대해 당당히 맞서 잘 이겨내시기를 바란다"고 덕담했다.
다만 윤 전 총장이 맞장구를 유도하자 "윤 총장께서도 경제적 공동체니, 직권남용의 확장 적용이니 죄형 법정주의에서 매우 근본적인 논쟁이 되는 중심이었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홍 의원은 "저는 참 딱하다고 생각이 되는 게 여기는 대선 토론장"이라며 "줄곧 정책 토론하자고 할 때는 언제이고"라며 윤 전 총장의 '공수처 규탄'에 찬물을 끼얹었다.
윤 전 총장이 "입장을 밝히기 애매하신가"라고 몰아붙이자 홍 의원은 "본인이 수사할 때는 정당한 수사고, 수사당할 때는 정치 공작이라고 하는 것은 좀"이라며 화살을 돌렸다.
토론 후반 홍 의원과 원 전 지사가 한 차례 더 맞붙기도 했다.
지난 18일 토론에서 '수소는 무엇으로 만드느냐'고 질문해 홍 의원을 곤란케 했던 원 전 지사는 이날 다시 "탄소세에 대한 입장이 무엇인가"라고 캐물었다.
홍 의원이 "질문 자체가 야비하게 느껴진다"고 즉답을 피하자 원 전 지사는 "대통령 후보에게 탄소세 질문하는 게 왜 야비한가"라고 거듭 답변을 요구하며 옥신각신했다.
원 전 지사는 "본선에 가서 토론을 그렇게 할 건가"라고 추궁했고, 홍 의원은 "당내 토론이기 때문에 제가 제대로 안 하는 것"이라며 "머리 그리 좋은 분이 어떻게 토론을 그렇게 하나"라고 반발했다.
원 전 지사가 발언 시간이 끝난 뒤 "답을 않고 인신공격과 비아냥으로 일관한다"며 사과를 요구하자 유 전 의원이 "두 분 사이에 있으니 귀가 아프다"며 농담하기도 했다.
한편, 2차 예비경선에서 탈락한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는 부정 경선을 주장하며 경선 중단 가처분 신청을 했으나 법원에서 기각당했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관련 기사를 링크하면서 "국민의힘 경선은 공정하게 관리되고 있다"며 "자신의 결과가 안 좋다고 부정 선거를 언급하고 가처분 신청, 당내 인사에 대한 고소를 남발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라고 비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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