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의·스탭 부족에 팬데믹으로 운영 차질
▶ 한인타운은 더 심화
LA에 거주하는 안모씨는 지난 10월 산부인과 진료를 받기 위해 평소 다니던 대학병원에 연락을 했다. 하지만 전화는 자동응답으로 넘어가기 일쑤였고, 안씨는 결국 병원 온라인 시스템에 등록된 이메일로 연락을 취했다. 하지만 안씨는 병원 측으로부터 12월에야 진료가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안씨는 “3개월이나 기다려서 진료를 받아야 하다니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평소 다니던 병원에 가고 싶어 기다림을 감내할 수 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최근 들어 안과, 산부인과, 외과 등 일부 병원들의 진료 예약이 ‘하늘의 별따기’여서 많은 환자들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불편함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의의 진료와 상담도 어렵지만 최근에는 랩에서 피검사와 엑스레이 등을 받으려해도 예약을 하기가 어렵고 대기기간도 한층 길어졌다. 폐 검사를 받으려 했던 한인 조모씨는 예약을 하고 갔지만 대기자가 너무 많아 반나절을 기다려야 했다고 전했다.
오렌지카운티에 거주하는 권모씨는 눈병이 나서 최근 LA 한인타운의 한 안과에 연락을 했는데, 내년 2월에나 진료가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해당 병원의 다른 의사와 예약을 잡는다 해도 가장 빠른 진료 날짜가 12월 초였다.
권씨는 “눈이 불편한데도 바로 치료를 받을 수 없어 답답하다”며 “한인타운 내 다른 안과들에 전화를 걸어 가장 빨리 예약을 잡을 수 있는 곳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밸리 지역에 거주하는 이씨의 경우에는 위내시경 검사를 받기 위해 약 반년을 기다려야 했다. 지난 7월에 병원을 예약해 오는 12월에야 위내시경을 받는다는 이씨는 “위내시경 검사를 받기 위해 이렇게나 오래 기다려야 하다니 화가 치민다”며 “미국의 의료시스템은 최악이다”고 불평했다.
미국에서 병원 진료의 불편함은 하루 이틀 문제가 아니지만 최근 들어 병원 예약이 더욱 어려워진 이유에는 진료를 볼 의사, 스태프 등 병원 인력이 부족한데다가 연말 시즌이 다가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의료 시스템이 과부하에 놓이면서 일반 환자들이 치료나 검진을 받기가 한층 어려워졌다.
한 병원 관계자는 10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 연휴에 맞춰 휴가를 낸 의사들이 많아 환자들의 진료가 잔뜩 밀려있다”며 “연말 시즌에는 미리 병원 예약을 잡아두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한편 병원 진료 예약도 어렵지만, 예약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진료를 받기 위한 당일 대기 시간이 지나치게 길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일부 전문의 클리닉이나 치과 등 환자들이 많이 몰리는 병원의 경우에는 비예약 환자의 경우 2시간은 기본이고, 예약을 한 환자들도 1시간 안팎을 기다리기 일쑤여서 시간을 쪼개 병원을 찾는 직장인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이같은 대기 시간 불만은 한인타운 지역에 한인 전문의가 많지 않아 환자들이 많이 몰리는 안과, 이비인후과, 심장내과 등 일부 스페셜리스트 병원들에서 더욱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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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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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부추기는 기사 쓰지 말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