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C의‘살인적 집값’ 피해 연방공무원 등 이사 늘어
워싱턴 지역의 부동산 호황은 DC를 중심으로 점점 더 멀리까지 주거지역을 확장시켰다. 팬데믹을 겪으며 재택근무가 새로운 추세로 자리를 잡게 되면서 이제 더 이상 직장 근처를 고집할 것이 아니라 보다 저렴하고 넓은 외곽 지역으로의 이주를 부추기고 있다.
월간지 워싱토니안(Washingtonian)은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오른 DC를 떠나 북쪽으로 옮겨가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볼티모어 지역이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DC에 사는 사람들은 포토맥 강가를 따라 새롭게 개발된 와프, 네이비 야드를 거닐며 식당과 바에 가거나 내셔널 파크에서 야구경기를 관람하는 등 도시생활의 장점을 만끽한다. 그러나 이 곳의 주택가격은 이미 천정부지로 올라 보통의 직장인이 부담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이에 벨트웨이 외곽 지역으로 눈을 돌린 사람들은 보다 저렴하면서도 도시생활의 장점을 누릴 수 있는 볼티모어에 관심을 갖게 됐다.
애슐리 리차드슨 볼티모어 부동산 에이전트는 “지난 20년간 정체됐던 볼티모어 부동산 시장이 작년부터 활기를 찾기 시작했다”며 “DC에서 이사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5세대에 걸쳐 DC에 살았던 로리 넬슨 씨는 작년 초 볼티모어로 이사왔다. 연방공무원인 그는 직장은 그대로 유지한 채 주거지만 옮겼다. DC의 중간주택가는 60만 달러이지만 볼티모어는 21만 달러에 불과하다. 거주지를 옮기면서 많은 돈은 아낄 수 있었지만 출퇴근 시간에 대한 부담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무역협회에서 디자이너로 일하는 에린 스와스아웃 씨는 700스퀘어피트의 DC 아파트에서 최근 볼티모어의 35만 달러 싱글 홈으로 옮겼다. 저렴한 가격에 보다 넓고 쾌적한 환경을 만끽하고 있는 반면 베데스다까지 출퇴근해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그녀는 “매일 출근하는 것은 아니지만 90분 이상 걸리는 출근 시간을 언제까지 감수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DC를 떠난 사람들은 재택근무가 많아 비교적 출퇴근에서 자유롭지만 그들은 여전히 DC를 그리워하고 있다. 일주일에 한번이라도 DC에 나가길 원하며 친구들도 만나고 걸어서 식당이나 바를 다니던 추억이 새롭다고 한다.
이처럼 부동산 시장은 경제적인 문제와 별개로 라이프 스타일도 주요변수로 작용하는 만큼 외곽지역에 대한 관심이 늘더라도 DC에 대한 수요는 여전할 전망이다.
또한 최근 495벨트웨이와 66번, 270번 등 주요도로의 교통정체가 증가하면서 다시 예전과 같은 교통지옥을 경험해야 한다면 기꺼이 직장 근처의 좁은 아파트로 돌아가겠다는 젊은 직장인들도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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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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