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늘어난 코인 종류만 8,624종
▶ 투자 직후 휴지조각 되기도
▶ 개발자 주도‘사기’도 횡행
연말 가상화폐 시장이 불안한 장세를 보이면서 ‘잡코인’ 가격이 폭락하고 있다. 9,000개에 달할 정도로 종류가 늘어난 암호화폐 시장에서 잡코인들은 글로벌 주요 거래소에서 통용되는 비트코인·이더리움과 달리 소수 투자자들 사이에서만 거래돼 악재에 더 큰 충격을 받는다. 허위 상장 후 투자자금을 ‘먹튀’하는 사기도 벌어지는 만큼 투자할 때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28일 글로벌 암호화폐 정보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상화폐는 총 8,624종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초의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이 지난 2009년 탄생한 이후 크립토 커런시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급격히 늘어난 것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다수 가상화폐가 신규 상장되는 만큼 향후 숫자는 더 많아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최근에는 화폐당 시가총액이 100만 달러도 되지 않는 잡코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다수 가상화폐들이 시가총액 자체를 공개하지 않는 만큼 실제 자산규모가 얼마인지 알 수 없는 코인들도 많다.
문제는 최근 암호화폐 시장을 강타한 악재들이 잡코인 시장에 매우 큰 충격을 줬다는 것이다. 지난달 이후 가격 변동 흐름을 살펴보면 19일 기준 비트코인은 4만 7,000달러 수준으로 11월 고점이었던 6만 7,000 달러 대비 약 30% 가격이 하락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과 연방준비제도(FRB·연준)의 긴축 시그널이 악재로 작용한 것이다. 같은 충격이지만 가격 하락세는 규모가 작은 잡코인 시장에서 더 크게 나타난다. 대표적으로 지난 2018년 10월 상장된 메타디움 코인은 19일 가격이 0.11달러 수준으로 같은 기간 고점인 0.19달러 대비 가치가 절반 수준으로 폭락했다. 메타디움의 경우 시가총액이 186억 달러로 규모가 큰 코인임에도 불구하고 크게 가격이 떨어진 것이다. 메타디움보다 규모가 작은 잡코인들의 경우에는 이 기간 수십배 가격이 떨어지고 결과적으로 상장폐지된 코인들도 많다.
잡코인들은 단순 하락폭뿐만 아니라 가격의 변동성도 매우 높다. 메타디움의 최근 가격을 살펴보면 지난달 25일 0.17달러를 기록했다가 이후 3거래일 만에 약 30% 떨어져 28일에는 0.13달러까지 단기 하락한다. 이후에는 다시 급등해 이달 1일 0.19달러까지 오르지만 이후 5거래일 만에 50% 가치가 폭락해 6일에는 0.1달러 수준을 기록한다. 그야말로 가격이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이다. 메타디움보다 시가총액이 작은 잡코인의 경우 가격 출렁거림은 더욱 심각하다. 운이 좋으면 수일 만에 수십 배 가격이 오르지만 그보다 더 높은 확률로 하루 만에 코인 가치가 휴지조각이 될 수도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잡코인은 그야말로 도박인 것이다.
일확천금을 꿈꾸는 순진한 투자자들을 노리는 코인 사기도 문제다. 대표적으로 넷플릭스에서 방영돼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모티브로 한 ‘스퀴드’ 코인이 있다. 스퀴드 코인은 오징어 게임이 인기를 끈 직후인 지난달 1일 발행됐는데 상장 직후 2,000% 가까이 올랐지만 이후 5분 만에 0.00079달러로 폭락하면서 시장에 큰 충격을 안겼다.
CNBC에 따르면 스퀴드 코인을 만든 개발자들은 200만 달러가 넘는 현금을 챙겨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상화폐 전문가들은 스퀴드 코인 사태를 ‘러그풀’(rug pull) 사기로 보고 있는데, 이는 암호화폐를 개발한다고 알리며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어 가격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린 후 갑자기 보유 물량을 매도하는 코인 사기를 말한다. CNBC와 인터뷰한 암호화자산관리 업체 온램프인베스트의 케이틀린 쿡 커뮤니티 책임자는 “잡코인은 대다수 사람들에게 정상적인 투자 대상이 될 수 없다”며 “암호화폐 시장의 변동성과 위험성은 더 많이 알려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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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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