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 주 헌법에서 동성결혼 금지를 삭제하는 법안(HB 605)이 8일 하원 소위원회에서 부결됐다.
이미 지난해 민주당이 장악한 주 의회에서 이러한 헌법 수정안이 통과돼 올해 다시 의회에서 통과되면 오는 11월 주민투표에 부쳐질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 선거에서 정권교체에 성공한 공화당은 동성결혼 금지를 추진하며 주민투표에 상정되기도 전에 이러한 법안을 폐기시킨다는 계획이다.
동성결혼에 반대하는 한 보수단체(Family Foundation) 대표는 이날 소위원회에서 “동성결혼을 인정하는 것은 일부다처제, 근친혼, 아동결혼 등 모든 형태의 결혼을 허용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하며 “버지니아 헌법에 명시된 근본적인 결혼의 권리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버지니아 최초의 동성애자 의원으로 결혼의 평등한 권리를 주장해 온 마크 시클스 의원은 “신의 이름으로 이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크리스천이라고 할 수 없다”고 반박하며 “한 번이라도 사랑해본 적이 있냐”고 반문했다.
또 다른 동성애자인 던 아담스 의원은 “어떻게 동성결혼과 일부다처제를 동일시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분개하며 “이는 정상적인 사람들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또한 버지니아는 이미 법으로 일부다처제, 근친혼, 아동결혼 등을 금지하고 있다고 확인시켜주었다.
반면 동성결혼 반대를 주장하는 천주교 신부도 증언에 나서 “연방법이 인정하더라도 주법에는 동성결혼 반대를 남겨두어야 한다”며 “지금은 효력이 없더라도 미래에 다시 필요할 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시클스 의원은 “공화당이 장악한 하원에서 소위 크리스천이라는 사람들과 천주교 신부를 앞세워 반대하고 있지만 버지니아 주민들의 의견은 다를 것”이라며 “결국 그들도 여론을 의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글렌 영킨 버지니아 주지사는 지난 선거과정에서 “동성결혼을 지지하는 것은 아니지만 법적으로는 인정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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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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