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언론·전문가 “남 일 아니다…중국의 대만 전략에 영향”
미국이 중국 대응을 중시해 안보 전략을 재편하는 가운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벌어지면서 북한에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일본 언론이 진단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닛케이)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미국의 군사 전략 재편을 압박하고 있다면서 "탄도미사일 발사를 반복하는 북한 대처의 우선도가 낮아진다"고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신문은 북한이 올해 1월 4년 만에 중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했을 때 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북한은 과거 미국 정권 때도 미사일 실험을 해 왔다"면서 조용히 지켜보는 태도를 보였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러시아 대응이 중요한 국면에서는 미국 본토에 위협이 미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가 아니면 북한 문제에 초점을 맞추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닛케이는 미군이 작년 8월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하는 등 미국이 안보의 중심을 '테러와의 전쟁'에서 '중국과의 경쟁'으로 한창 옮기고 있는 도중에 우크라이나 침공이 벌어졌다는 점에 주목하고서 이같이 진단했다.
일본의 러시아 대응 전략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은 '대(對)러 전략 재검토가 급무'라는 제목으로 이날 지면에 실은 사설에서 "이번 사태는 일본에 있어서도 남의 일이 아니다"라고 논평했다.
이 신문은 "중국은 동중국해나 남중국해에서 세력을 확대하는 움직임을 강화하고, 대만 해협을 둘러싼 정세도 긴장되고 있다"며 "국제법을 짓밟는 러시아의 행동을 국제사회가 그냥 보고 넘기면 나쁜 전례가 돼 동아시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마이니치는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병합했을 때 일본이 발동한 제재는 미국이나 유럽보다 제한적이었으며 이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당시 총리가 러시아와 쿠릴 4개 섬(일본명 북방영토) 협상을 빨리 진행하려고 기대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신문은 아베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친밀한 관계를 부각했음에도 교섭이 진전하지 못했다고 지적하고서 일본이 러시아와 최근에 에너지·경제 분야의 협력을 강화해왔으나 "지금이야말로 그 전략의 재검토가 강하게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효도 신지(兵頭眞治) 일본 방위연구소 정책연구부장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결과적으로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의 허들(장애물)은 낮아졌다고 말할 수 있다"고 27일 보도된 산케이(産經)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의견을 밝혔다.
그는 "미국과 유럽이 일치해서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을 허락하지 않는다는 자세를 보이지 않으면 다른 지역에도 파급할 우려가 있다"며 "당연히 중국의 대만 전략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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