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크라 자포리자 원전 장악
▶ 푸틴‘핵 인질’위험한 도박
▶ 부분 휴전 불구 확전 우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민간인 대피를 위한 부분적 휴전에 합의했지만(본보 4일자 보도) 러시아군이 유럽 최대 원자력 발전소인 우크라이나 남부의 자포리자 원전에 포격을 퍼부으며 장악에 나서고 남부 해안도시들에 대한 파상적 공격에 나서면서 확전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러시아군의 우크라 원전 공격은 유럽을 핵 공포에 몰아넣고 있다.
CNN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9일째인 4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은 유럽 최대 원자력 발전소인 우크라이나 남부의 자포리자 원전을 폭격까지 감행한 끝에 점령했다.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원전에서 발생한 화재는 다행히 진화됐지만, 통제권이 러시아로 넘어감에 따라 푸틴이 전 세계를 ‘핵 인질’로 삼는 위험한 도박이 시작됐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흘 전부터 주민 수천 명이 원전 사수를 위해 ‘인간 바리케이드’가 되어 맨몸으로 러시아군을 막아 섰지만 역부족이었다. 포위망을 좁혀 온 러시아군은 이날 자정을 갓 넘긴 이른 새벽에 원전을 직접 타격하는 극단적 공격을 감행했다. 그 과정에서 비가동 상태였던 원자로 격실이 일부 훼손되고, 단지 내 훈련용 건물에 화재가 발생했다. 러시아군이 포격을 멈추지 않아 소방대 진입과 진화까지 수시간이 걸렸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화재가 원전 시설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고 직원들이 안전 조치를 취해 방사능 누출은 없었다고 우크라이나 규제당국이 알려왔다”고 밝혔다.
수도 키이우(키예프)에서 550km, 분쟁지 돈바스에서 200km 떨어져 있는 자포리자 원전은 우크라이나에서 가동 중인 15개 원자로 중 6개를 보유한 대규모 원전 단지다. 유럽에서 가장 크고, 전 세계에선 9번째로 크다. 우크라이나 전체 전력 20~25%가 이곳에서 만들어진다. 자칫 포탄이 원자로로 떨어졌거나 건물 화재가 크게 번졌다면 사상 최악의 ‘환경 재앙’이 발생할 수 있었던 위기였다.
원전 통제권을 빼앗으며 우크라이나에 전력 공급 차단이라는 타격을 입힌 러시아는 ‘핵 공포’라는 가장 압도적인 무기까지 얻으면서 공세 수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혹여 방사능이 누출될 경우 ‘제2의 체르노빌’ 사태로 비화할 수도 있다.
한편 수도 키이우를 중심으로 한 북부 지역에서는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의 파상적인 공세를 효과적으로 방어하고 있는 가운데 남부에서는 헤르손을 함락한 러시아군이 아조프해변의 또 다른 항구도시 마리우폴을 비롯한 해안지역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러시아군이 포위 공격 퍼붓고 있는 마리우폴에서는 전기, 온수, 난방이 차단되고 식량마저 바닥을 드러내고 있어 인도적 재앙이 예상되지만 전날 양국 회담에서 합의된 인도적 통로 개설은 진척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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