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지역의 사업가가 "고유가로 고통받는 주민들을 돕겠다"면서 시작한 '휘발유 무료 나눔' 행사가 반향을 불러일으키며 확산하고 있다.
시카고 남부의 흑인 사업가이자 사회운동가인 윌리 윌슨(73)은 최근 벌였던 휘발유 기부행사가 주민 호응을 얻자 이를 확대 실시하기로 했고, 일부 종교·사회단체들도 유사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22일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윌슨은 오는 24일 시카고 교외지역 50개 주유소에서 선착순 2만여 명에게 차량당 50달러(약 6만원)어치씩 총 100만달러(약 10억2천만원)어치의 휘발유를 무료 제공할 계획이다.
윌슨은 미국 휘발유 가격이 고공행진하자 "사업하는 내가 부담스러울 정도면 다른 주민들은 어떻겠나"라며 지난 17일 시카고 시내 10개 주유소에서 4천여 명에게 총 20만달러(약 2억4천만원)어치의 휘발유를 무료로 나눠준 바 있다.
당시 행사가 열린 주유소에 무료 휘발유를 얻으려는 운전자들이 몰리면서 인근 도로교통이 마비될 정도의 대혼잡이 빚어졌고 윌슨은 교외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확대된 규모의 행사를 한차례 더 열기로 했다.
시카고 남부의 '어나더 챈스 침례교회'도 최근 3차례 휘발유 나눔 행사를 진행했다고 CBS방송은 전했다.
기금 마련 행사에 '십시일반' 온정이 모여 지난 20일 3번째 행사에서는 350여 명의 운전자가 차량당 50달러어치씩 무료로 휘발유를 채웠다.
이 교회 케냐타 스미스 목사는 "휘발유 가격 폭등은 빈곤층에 더 치명적인 영향을 입히고 있다"며 "지역사회에 닥친 문제를 함께 풀어가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또 뉴라이프 코브넌트 교회도 지난 19일 교회 인근 주유소에서 200여 운전자들에게 무료 휘발유를 제공했다.
시카고 트리뷴은 "윌슨의 휘발유 무료 나눔 행사가 동기가 됐다"면서 최근 온라인 모금사이트 '고펀드미'(GoFundMe) 등에서 빈곤층 휘발유 지원을 위한 모금 운동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고 전했다.
윌슨은 수십만에서 수백만 달러에 이르는 현금 나누기 행사와 대형 기부, 재산세 대납, 경범죄자 보석금 대납 등으로 종종 관심을 모았고 동시에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이 축적한 부를 불평등 완화에 쓰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하지만 선출직 출마시 유권자 표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윌슨은 맥도널드 시급 직원, 매니저를 거쳐 프랜차이즈 점주가 됐고 의료용품 수입판매 사업을 통해 큰 재산을 모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2015년과 2019년 2차례 시카고 시장 선거에 출마해 각각 10%대 득표율을 올리기도 했다.
한편 시카고시 비상관리국과 시카고 경찰은 윌슨의 두번째 휘발유 무료 나눔 행사가 열리는 오는 24일, 현장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당국은 "행사가 열리는 주유소 인근 교통혼잡을 완화하고 공공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