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시 잭슨 목사, 뉴욕한인회 찾아 “더욱 눈에 띄고 목소리 높여야”
▶ “흑인·아시아계 힘합쳐 증오범죄 퇴치하자”…올봄 공동집회 제안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22일 뉴욕시 뉴욕한인회관을 방문해 찰스 윤(왼쪽에서 두번째) 뉴욕한인회장 등 한인사회 지도자들과 만나 대화하는 미국의 저명 인권운동가 제시 잭슨(오른쪽에서 두번째) 목사. 2022.3.22.
"우리가 다수입니다. 우리가 다수입니다."
아시아계를 겨냥한 증오범죄 급증에 신음하는 뉴욕 한인사회가 22일 든든한 응원의 메시지를 받았다.
미국의 대표적인 흑인 인권운동가 제시 잭슨(80) 목사는 이날 오후 뉴욕시 뉴욕한인회관을 방문, 찰스 윤 뉴욕한인회장을 비롯한 한인사회 지도자 16명과 만나 인종화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마틴 루서 킹 목사의 후계자로 불리는 거물 인권운동가인 그는 파킨슨병 투병으로 또렷하게 발음하지 못하는 등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도 최근 한인교회를 방문하는 등 아시아계 증오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날 잭슨 목사는 아시아계와 흑인 등 소수계 커뮤니티를 합치면 다수가 된다는 점을 거듭 언급하면서 인종 간 연대를 통해 정치적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동안 증오범죄와 인종차별을 당하고도 충분히 목소리를 높이지 못했던 아시아계를 향해 "보이지 않는 존재가 돼서는 안 된다. 더욱 더 눈에 띄어야 하고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라며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의 권익을 찾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오랫동안 인종차별에 시달린 흑인 사회와 아시아계 미국인 사회가 힘을 합쳐 반(反)아시안 증오범죄를 퇴치해야 한다며 올해 봄 뉴욕 매디슨스퀘어가든에서 대규모 집회를 함께 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아울러 자신이 이끄는 전국 단위 시민단체 '레인보우 연합'에도 한인 사회가 가담할 것을 권유했다고 윤 회장은 전했다.
잭슨 목사는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범죄의 역사는 매우 길다. 이민 초창기 때부터 있어왔다"라며 1882년 중국배제법,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인 강제수용 등의 과거 사례를 열거하기도 했다.
100년 전 스페인 독감 대유행 때도 지금처럼 아시아계 미국인을 탓하는 현상이 일부 벌어졌다는 것이 그의 전언이다.
따라서 아시아계 증오범죄가 완전히 새로운 현상까지는 아니고, 휴대전화 카메라 등의 보급으로 더 많이 알려지게 된 영향도 있다고 잭슨 목사는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잭슨 목사는 "증오는 당연한 게 아니다"라며 한인사회를 위해 함께 기도했다.
행사에 참석한 한인사회 지도자들은 직간접적인 인종차별 경험담을 털어놓으면서 "침묵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라며 잭슨 목사에게 동조했다.
최근 '아시아계는 죽어야 한다'는 내용의 증오 메일을 받았다는 윤 회장은 "저명한 인권운동가가 직접 와 '모든 커뮤니티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하니 한인사회로서도 힘이 된다"고 말했다.
1960년대 킹 목사와 함께 흑인 민권운동에 앞장섰던 잭슨 목사는 1984년과 1988년 민주당 대선 경선에도 참여하는 등 시민사회와 정계에서 인지도가 높은 인물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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